이선주 건국대병원 부인암센터 산부인과 교수팀은 양측 난관절제술을 받으면 상피성 난소암 발생이 49%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양성 소견으로 자궁적출술 또는 불임시술이 필요한 여성의 경우 예방적으로 양측 난관절제술을 고려해볼만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수술이 간단하고 남겨진 난소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상피성 난소암 예방률이 99%에 달하지만 조기폐경을 유발함으로써 오히려 정상인에 비해 사망률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 이로 인해 난소암의 유전적 소인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보편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최근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난소암 예방 목적으로 이 수술을 받아 많은 관심을 모았다.
난소암은 여성암 발생률 9위, 사망률 5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수술치료가 발전하고 신약이 다수 개발됐지만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난소암 발생은 배란 횟수와 연관된다. 먹는 피임약의 사용, 자궁적출술, 양측 난소난관절제술, 난관결찰술, 다산, 모유 수유 등이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BRCA(유전성유방암 유전자)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고위험군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병리학적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BRCA1 또는 BRCA2 유전자변이가 확인돼 양측 난소절제술을 받은 여성 중 나팔관 말단부에서 발생한 나팔관내암이 빈번하다는 연구다. 또 원발성 장액성 복막암이 있는 여성의 47%에서 동시에 난관암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연구결과에 기초해 장액성 난소암과 복막암이 나팔관에서 발생한다는 가설이 이뤄졌다. 최근의 증거들에 의하면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high-grade serous adenocarcinoma)은 실제로는 난관 말단부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난소암 중 90%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이 중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high-grade serous adenocarcinoma)의 경우 난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커 난관이 상피성 난소암 발생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선주 교수는 “난관절제술은 수술이 간단하고 남겨진 난소기능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안전성이 높다”며 “양성 소견으로 자궁적출술이나 불임시술이 필요한 여성은 예방적으로 양측 난관절제술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난관은 수정을 이루는 신체 부위여서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기능적으로 불필요하다. 난관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난관암이 생기며 낭종, 염증, 농양 등 양성질환도 발생할 수 있어 예방적 난관절제술이 갖는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