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3년차에 접어든 20대 여성이 ‘팬더가 됐다’며 내원했다. 디자인 직종에 근무하다보니 야근과 밤샘이 일상이 되다보니 어느새 다크서클이 눈가를 장악하게 됐다. 평소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눈밑 화장에 공을 들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진한 메이크업은 화장품이 눈가를 자극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크서클은 눈밑이 검고 푸르스름해 보이거나 눈 아래 지방이 튀어나와 그늘이 지는 현상을 통칭한다. 한번 발생하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칙칙한 인상을 만들어 노안의 주범으로 꼽힌다.
다크서클은 노화, 유전, 안면구조, 알레르기, 피로, 호르몬 등 유발 원인이 다양하다. 또 눈가 자체의 두께는 피부 중 가장 얇은 편에 속해 조그만 자극에도 예민해지기 쉽다. 가령 눈을 심하게 비비거나 진한 화장 후 제대로 클렌징을 해주지 않았을 경우에도 다크서클로 악화되기도 한다.
자외선도 무시할 수 없다. 피부 속에는 멜라닌색소가 들어 있는데 자외선을 많이 쏘이면 색소가 침착돼 눈꺼풀 밑으로 진하게 올라와 다크서클로 변한다. 눈꺼풀 아래에 있는 정맥이 확장되는 것도 발생 원인으로 작용한다. 야근 등에 치이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에도 눈 주변 혈액순환이 어려워지며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다크서클을 숨기려고 안경을 쓰거나 아이 메이크업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모두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여성은 화장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에 신경써야 한다. 화장을 깨끗이 지우지 않아 피부트러블이 유발되면 색소침착으로 이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아이메이크업은 최대한 가볍게 하고 눈 화장을 지울 때에는 눈가전용 클렌징 오일이나 로션을 손가락으로 살살 굴리며 지운 뒤 면봉으로 세심하게 닦아낸다. 눈 주변을 지나치게 문지르지 말고, 세안 후 물기를 제거할 때도 타올로 찍어내듯 닦아내는 게 다크서클 예방에 효과적이다.
정도가 심한 사람은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각자의 상황과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한가지 치료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눈가에 푸르스름한 정맥혈관이 비치는 사람은 혈관제거 레이저(제네시스·퍼펙타·엑셀V·아이콘 레이저)로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색소침착으로 생긴 다크서클은 문제가 되는 피부염부터 치료하고 이후 색소를 제거하는 미백필링, 비타민케어(비타민 이온영동요법), 색소레이저(C6레이저 토닝, E토닝, 엑셀V) 등 미백치료를 받으면 개선된다.
문제는 눈밑지방과 다크서클이 혼합된 때다. 증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한가지 치료만으로는 완벽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경우 필러, 지방재배치술, 결막을 통한 지방제거술 등이 활용됐다. 이들 시술은 눈밑지방을 깔끔히 제거하지만 눈가 굴곡 및 색소침착 등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교정 효과는 거의 없는 게 단점이었다.
최근에는 이같은 증상을 복합적으로 치료하는 ‘판(PAN)다크서클 교정술’이 등장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판은 ‘~을 모두 포함하는’을 의미하며 다크서클이 생기는 다양한 원인을 파악해 눈밑주름 및 지방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색소까지 한번에 교정하는 수술법이다.
우선 눈꺼풀 안쪽 결막을 0.5㎝로 최소 절개한 뒤 불룩한 부위의 과도한 지방을 제거한다. 이후 자신의 허벅지나 배에서 추출한 자가지방을 함몰된 부위에 미세하게 주입해 눈밑 굴곡과 파인 주름을 탄탄하게 채워준다. 한번 시술로 눈가가 환하게 밝아져 동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판다크서클 교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리포킷 장비’로 시술하고 있다. 순수한 지방조직을 최대한 공기와 접촉시키지 않고 이식하므로 생착률을 높였다.
수술시간은 30~60분 안팎으로 비교적 짧다. 미리 수술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시술 3일 후부터 화장이 가능할 정도로 일상 복귀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개인의 노화 속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효과는 반영구적으로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