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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이 걱정된다면 ‘율무’ … 정력 약해진다는 설은 근거 부족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3-30 14:26:11
  • 수정 2020-09-13 19: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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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중 적당히 먹으면 문제 없어 … 여드름에 효과적이지만 이소트레티노인과 병용은 금물

율무는 100g 당 칼륨이 324㎎ 가량 들어 있어 체내 나트륨 배출을 유도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효능을 가진다.
눈은 사람의 노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장기 중 하나다. 눈 건강은 한 번 잃으면 되돌리기 힘들어 평소에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젊었을 때부터 안구건조증 등 안구질환으로 고생한다면 노안이 일찍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햇빛을 직접 바라보지 않고 인공눈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등 눈 건강을 지키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눈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노안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율무는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디셀러 식품이다. 무엇보다도 비타민A 전구체인 ‘루테인’(Lutein)이 풍부하다. 루테인은 눈의 황반에 존재하는 구성성분 중 하나로 자외선의 청색광을 흡수해 각막과 망막에 손상을 입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루테인은 25세가 넘으면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영양제나 식품으로 먹어야 한다.

율무의 원산지는 중국과 베트남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약 1000년전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볏과의 한해살이풀로 밭작물이다. 줄기의 키는 1~2m 가량이다. 꽃은 7~8월에 주로 피며 열매는 가을에 채취한다. 열매는 진주알처럼 동글동글한 타원형으로 속이 하얗다. 절에서는 율무를 이용해 ‘염주’(念珠)를 만들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율무를 ‘의이인’(薏苡仁)으로 부른다. 정확하게 율무 껍질을 벗긴 것을 뜻한다. 부드러운 성질을 가졌으며 맛도 독하지 않아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다. 명나라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율무가 체내 방어시스템을 강화시키고 황달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쓰여져 있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체내에 습한 노폐물인 ‘습담’(濕痰)이 쌓이기 쉽다. 한방에서는 이를 배출하기 위해 의이인을 처방한다. 율무 속 함유된 덱스트린은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장내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돕는다. 혈관 속 노폐물을 내보내 혈관의 압력이 높아 생길 수 있는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습담이 배출되면서 습과 열이 동시에 빠져나가 기운을 처지게 한다는 논리로 율무를 먹으면 남자의 정력이 약해진다는 속설이 돈다. 하지만 율무에 함유된 비타민E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 강화에 효과를 발휘한다. 예부터 율무를 섭취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허벅지근육이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율무를 먹으면 오히려 정력 강화에 좋은 것이다.

율무 100g에는 칼륨이 324㎎ 가량 들어 있다. 칼륨이 많은 식품으로 알려진 바나나(380㎎)와 비슷한 수치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유도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영양소 중 하나다.

임산부는 음식에 민감하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태아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부터 임산부는 팥, 녹두 등과 함께 율무를 먹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가 내려져 온다. 속설에 따르면 율무는 지방질과 수분을 태워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적당히 먹으면 태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모유 수유 중에도 율무를 먹으면 젖이 금방 마른다는 이야기도 근거없는 낭설이다.

김수현 차움 산부인과 교수는 “간혹 임신부들이 율무차를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보는데, 그 음식만 매일 먹는 게 아니므로 적당한 섭취는 괜찮다”며 “하지만 씨앗에는 소량의 독소가 함유될 가능성이 있어 잘 익혀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율무는 한방에서 여드름 등 피부트러블을 개선하는 데 많이 처방된다. 습담을 제거하고 노폐물을 빼내므로 여드름 등이 소멸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논리다. 다만 비타민A유도체인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여드름약은  율무의 루테인과 작용해 비타민A과다증을 증강시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스트레티노인은 피부건조증, 두통,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율무는 일반적으로 차로 마시거나 물에 불려 현미밥에 섞어 먹는다. 수수 등과 더해져 미숫가루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율무는 쌀, 밀, 보리 등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도 균형있게 조성돼 있다. 식이섬유도 다량 함유돼 다이어트식으로도 적절하다.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퇴행성 안과질환은 노인성 황반변성(AMD)이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퇴행적 변화가 일어난 것을 말한다.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필름에 해당하고 황반부는 망막중에서도 신경조직의 중심부위에 해당하며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각세포가 밀집돼 있어 중심시력에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은의 원인은 무엇보다 노화이며 심혈관계질환, 흡연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노화가 주원인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나이 들어 살아가면서 망막에 비쳐지는 빛의 양이 누적되고 이곳에 산화가 일어나 노인성 황반변성이 촉진되는 것이다. 또 흡연을 하면 황반변성이 일어날 위험성이 2~5배 가량 높아진다.
 
베타카로틴 루테인 제아산친과 같은 항산화비타민을 복용함으로써 변성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비타민C와 E와 아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뿐 임상을 통해 항산화비타민의 효과가 확증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들 비타민을 다량 함유한 시금치 양배추 등 녹황색채소를 즐겨 섭취하면 황반 부위를 건강하게 유지해 황반변성의 발병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눈에 좋은 특별한 음식은 없으나 야맹증 예방을 위해 비타민A의 충분한 섭취가 요구된다. 당근 순무 장어 쇠간 등이다. 또 눈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 B6와 B12의 섭취도 필요하다.
 
노인성 백내장 초기로 눈이 어찔거리고 눈앞에 꽃이나 모기 같은 것이 어른거리면서 시력이 떨어질 땐 구기자가 좋다. 육미지황탕이라는 처방에 구기자와 국화를 첨가한 것을 기국지황탕이라고 하는데 눈의 영양보급에 더욱 좋다. 소나무껍질에서 추출한 피크노제놀도 강력한 항산화작용으로 황반변성의 예방에 좋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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