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동안을 만드는 요소가 밝은 치아다. 치아미백을 받으면 외모를 3~5년 어려 보이게 할 수 있다. 얼굴에서 입매가 차지하는 미적 비율은 34.2% 이상이다.
치아색이 변하는 것은 노화 및 선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관리에 소홀한 생활방식에서 비롯된다. 커피, 카레, 김치, 와인, 홍차, 녹차 등 매일같이 접하는 음식과 항상 손에 쥐고 있는 담배가 문제의 근원이다. 특히 담배로 인해 변색된 치아는 부분적으로 검은 얼룩이 남아 보기 흉하다.
예상 밖으로 색소가 없는 화이트와인도 문제 음식이 된다. 화이트와인은 치아를 어둡게 만드는 부스터 역할을 한다. 와인을 마신 후 먹는 음식으로 인해 변색이 촉진되는데, 이는 레드와인을 마셨을 때와 변색의 정도가 별반 다르지 않다.
누런 치아로 고민하는 사람은 치과를 찾아 미백시술을 받거나 스스로 자가미백으로 치아를 하얗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치아에 미백시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백치료를 받아도 치아색이 변동이 없는 경우로는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에 의한 착색과 신경치료 후 신경이 괴사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치아미백은 치과에서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오피스 블리칭’과 마우스피스에 미백제를 바르고 구강에 장착하는 ‘홈 블리칭’으로 나뉜다. 라이프스타일과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해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치과에서 이뤄지는 미백시술은 ‘셰이드 가이드(Shade Guide)’로 치아의 밝기를 정한다. 색상은 총 16단계로 구성돼 보통 자신의 치아색보다 2~3단계 높여 치아를 밝게 만든다. 치아가 밝아지면 안색도 환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미백치료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어도 세 번으로 나눠 관리해야 완벽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2시간 만에 세 번의 치료과정을 모두 마치는 ‘LTE급’ 미백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가격은 50만~60만원 선으로 만만찮은 편이지만, 효과·노력·시간을 고려하면 분명 투자 가치가 있다.
부혜진 서울그레이스치과 대표원장은 “치아미백시술은 음식물 등에 의해 누렇게 변색된 경우 가장 효과가 크고, 타고난 황니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치과에서 한번 강력한 시술을 받은 뒤 색깔을 밝히고, 이후 홈블리칭으로 이를 유지하는 게 권장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무리 완벽한 미백결과를 얻었더라도 다시 생활습관에 의해 치아가 변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가미백제는 대개 치아에 붙이는 시트 타입이거나, 미백 성분이 함유된 치약 형태다. 치과치료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고, 사용 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한번쯤 해봄직하다. 물론 미백의 강도를 결정짓는 과산화수소의 함량이 미미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부 원장은 “과산화수소 함량이 낮다고 해도 제법 장시간 부착하고 있어야 하므로 입안에 상처가 있거나 잇몸이 시린 증상이 있다면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가미백 프로그램도 있다. 앞서 거론한 홈블리칭 제품들보다 미백의 강도가 높은 편이나 역시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주로 미백치료 후 착색을 예방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홈블리칭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레몬은 사실 산도가 높아 직접적으로 치아에 접촉하면 치아 부식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레몬즙을 거즈에 묻힌 후 마사지하듯 5분 정도 치아에 문질러주면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잇몸이 약한 사람은 주의하는 게 좋다.
김민영 가천대 길병원 치과 교수는 “자가미백은 5~6시간 이상 지나치게 오래 시행하면 치아가 시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치아 회색으로 만드는 주범
하지만 테트라사이클린 등 특정 의약품에 의한 변색은 정밀진단이 필요하며,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변색된 경우도 치료가 쉽지 않다. 신경치료로 신경이 죽었을때도 마찬가지다.
모든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 치아착색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주로 테트라사이클린이 문제다. 산모가 임신한 줄 모르고 복용할 경우 태아의 치아가 착색될 수 있다. 어린 시절 치아 형성기에 이 약물을 먹었다면 치아가 착색되기 쉽다. 이 약물은 1948년에 처음 소개된 광범위 항생제다. 질병치료에 널리 사용될 뿐만 아니라 가축·양식어패류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사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료첨가제로도 많이 사용된다.
태아는 임신 6주 경부터 유치를 만드는 치배(치아의 싹)가 발생하며 점점 후방으로 치아가 형성된다. 임신 16주부터는 이미 영구치의 치배가 형성되며 생후 6~8개월부터는 유치의 아랫니가 맹출되고 약 2년에 걸쳐 전체 치열이 완성된다. 영구치는 치배가 자라서 유치 아래 턱뼈에 자리잡으며 머리부터 만들어진다. 이때 산모가 약물을 복용하면 테트라사이클린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의 골조직과 치아에 침착된다. 이는 모유로도 분비될 수 있다.
부혜진 원장은 “착상 4개월 이후의 임신기간, 태아·소아 등의 치배 및 치아 형성기에 테트라사이클린을 복용하면 치아와 골조직에 색소가 침착돼 주로 회색이나 검푸른색으로 변하기 쉽다”며 “최근엔 이같은 이유로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처방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약물에 착색된 치아색은 되돌릴 수 없다”며 “이런 경우 미백치료가 아닌 라미네이트, 올세라믹 등 보철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치료 후 짙어진 치아, 실활치미백으로 개선
신경치료 후 자칫 치아색이 변하기도 한다. 부혜진 원장은 “치아 속에는 ‘치수’라는 신경조직이 존재하며 괴사되거나 감염되면 감염된 조직들이 가진 색소가 상아질 안의 상아세관에 침투하며 치아를 어둡게 변색시킨다”며 “신경치료 시 신경에 메워놓은 재료나 치료 후 신경조직과 혈관조직이 잔재들로 인해 회색빛을 띠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실활치미백’ 치료가 도움이 된다. 치아 앞니의 뒷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 구멍을 내 신경치료를 완료한 뒤 치아미백 약제를 넣고 1주일에 한번씩 미백제를 교체하면서 치아색의 변화를 체크하며 단단한 레진으로 치아의 구멍을 메워 마무리한다.
실활치미백은 미백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게 단점이나 보철이나 라미네이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과정이 어렵지 않다. 치료과정도 아프지 않은 게 장점이다. 변색이 심하지 않고 치아 형태가 잘 보존된 경우 유리하며, 정도가 심하면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치과의사들은 이왕 고가의 미백치료를 받았다면 올바른 치아관리 습관과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성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백시술에 앞서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시술효과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가령 몸의 각질을 스크럽으로 제거한 뒤 태닝에 나서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색소가 얼룩지지 않고 고루 예쁘게 입혀지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