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찐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울컥하는 마음에 “부어서 그래!”라며 쏘아붙이기 마련이다. 부으나 살이 찌나 몸의 부피가 커 보이는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어쨌든 살은 아니잖아!’라며 자기위안을 하게 된다.
흔히 부종은 언제든 빠질 수 있는, 살과는 관계없는 존재로 여겨진다. 내 살 같지 않은, 묵직하게 물이 찬 듯한 부기는 불편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살이 찐 것과 부은 것은 별개다. 살이 찐 것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한 결과고, 부은 것은 세포 사이의 노폐물이 림프관으로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주로 수분이 피하층에 정체되거나, 노화·질병 등으로 대사가 느려지고 정맥림프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증상이 나타난다. 말 그대로 몸속에 더러운 물이 넘쳐 불어나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
하지만 부기는 지방세포에 흡수돼 살로 변할 확률이 높다. 쉽게 붓는 얼굴, 다리 등을 수시로 완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부종이 반복되면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콩팥·심장·간기능 이상, 갑상선기능저하 때문에 생기기도 하고, 짜게 먹는 식습관·수면 부족·수분 및 단백질 부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 간격을 두고 되풀이되더라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연령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20~30대에서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40대 이후부터는 노화에서 기인한 순환기장애로 몸이 붓기 쉽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특히 20대 젊은이 중 미국 등 서구권으로 유학갔다가 고도비만 환자가 돼 돌아온 경우가 많다”며 “미국에서 독성이 많은 값싼 패스트푸드, 고칼로리 음식 섭취로 인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붓다가 살이 되는 대표적인 게 ‘지방부종형 셀룰라이트’다. 아무런 이유 없이 몸이 붓고, 적게 먹어도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찌기 시작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부기가 지방 증가와 동반돼 피하지방층의 지방조직 및 수분이 모두 늘어나 살이 단단해진다. 주로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에 이르는 등 하체 전반에 광범위하게 유발된다.
심 병원장은 “지방부종형 셀룰라이트는 초경을 시작한 사춘기 여자아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에서 흔하다”며 “특히 35세 미만 여성의 절반 이상은 이같은 유형의 부종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종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남성에서는 부종이 드문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경우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하루빨리 부기를 해소해야 한다. 지방부종을 방치하면 지방림프부종으로 악화될 우려가 높다. 이런 경우 다리 전체의 피하조직 전부가 엉켜 들어간 채 수분까지 가득 저류되며 차갑고 땡땡해진다. 마치 코끼리 다리처럼 일자로 굵어지며, 밤낮으로 단단하게 붓고, 압통이 유발된다. 피부가 지나치게 부은 탓에 피부가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하루빨리 부기를 해소해야 한다. 지방부종이 악화되면 지방림프부종으로 악화된다. 이런 경우 다리 전체의 피하조직 전부가 엉켜 들어간 채 수분까지 가득 저류돼 차갑고 땡땡해진다. 마치 코끼리 다리처럼 일자로 굵어지며, 밤낮으로 단단하게 부어 있는 것은 물론 압통이 생긴다. 너무 많이 부은 탓에 피부가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는 일반적인 부분비만 유형이 아니므로 기존 비만치료와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순 지방형 비만과 림프부종을 진단장비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진단용 초음파로 봐도 지방층이 두껍게 나오니 림프부종을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살로 오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외형상 하체가 크고 굵기 때문에 비만으로 판단, 초저열량식 다이어트를 혹독하게 강요하는 경우엔 실패하기 쉽다. 심 원장은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으려면 혈액검사로 호르몬·미네랄 등 대사 이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우 복용하는 에스트로겐 제제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끊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붓기가 살로 변하는 것을 막으려면 집에서 스스로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 림프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노폐물을 원활이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마사지가 필수다. 심영기 원장은 이와 관련된 ‘림프마사지’를 추천한다. 그는 지난해 7월 MBN채널 건강방송 ‘엄지의 제왕’에 출연해 림프건강을 지키는 마사지법과 주스레시피를 소개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부기 해소에 가장 좋은 마사지법은 마른 솔이나 손으로 림프절을 가볍게 쓸어주는 ‘림프 드레니지(Lymph drainage)’다.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순환을 돕게 된다. 겨드랑이·목·무릎 뒤·팔꿈치 안쪽 등을 둥글리며 마사지하거나, 브러시로 살살 쓸어준다. 우악스럽게 짓이기면 속의 림프가 떡이 되듯 뭉칠 우려가 있어 500원짜리 동전 정도을 올려놓은 정도의 압력이면 충분하다. 림프는 심장과 달리 3~4초에 한번 뛰므로 마사지할 때 천천히 리듬을 맞춰주는 게 좋다.
더 적극적으로 림프건강을 개선하려면 ‘림프 라떼’를 만들어 꾸준히 마셔본다. 따뜻한 우유 2컵에 강황가루 1스푼, 생강가루 1스푼, 레몬청 2스푼, 천연식초 1스푼을 넣어서 저어주기만 하면 될 정도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심 원장은 “무엇보다 강황 속 ‘커큐민’ 성분은 해독·항염증·항암 작용 등으로 림프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라며 “레몬은 굉장히 강한 알칼리 성분의 식품으로 부기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