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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환자 10명 중 4명 자의적치료 중단 … 스스로 나았다 판단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3-15 14:05:24
  • 수정 2016-03-24 19: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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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전체 아동 중 6.5% 질환 경험 … 약물·행동치료 병용해야 효과적 치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를 시작한 환자 10명 중 4명이 전문의의 판단 없이 관련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중단 이유로는 부모 또는 환자 스스로 증상이 나았다고 판단한 경우가 약 34%, 사회적인 시선으로 인한 거부가 18%, 환자가 통원 자체를 원하지 않은 상황이 14% 등이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15일 서울시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ADHD 캠페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ADHD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 결과를 공개했다. 이 학회는 ADHD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 700명의 진료기록과 일반인 1230명 및 환자 부모 550명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ADHD는 아동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전세계 아동의 3~8%가 ADHD를 겪고 있으며, 국내 유병률은 6.5% 정도로 추산된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4배 가량 많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학교생활 부적응, 폭력적인 행동, 약물중독 등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ADHD는 뇌의 기질적인 문제를 포함한 의학적 근거가 뒷밤침되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진다는 잘못된 기대와 오해로 인해 진단 단계부터 치료가 어려운 현실이다.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ADHD는 신경학적 원인 및 뇌기능 저하 등 유전적 소인으로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성인이 된 뒤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약물치료, 행동치료, 상담 등이 1차 치료로 분류되며 이 중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함에도 중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오해로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DHD 약물치료의 초기 부작용으로는 식욕 및 체중 감소가 대표적이다. 성장이 더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치료 후 3년이 지나면 개선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단기 치료시 성장저하가 일어날 수 있지만 장기 치료가 이뤄지면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ADHD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5만342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만 6~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중 ADHD 환자 비율이 6.5%인 것을 감안할 때 치료율은 10% 전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질환을 최초로 진단받은 나이는 평균 8.5세로 이 중 82.6%는 약물 처방과 복용을 통해 치료받았다. 약물치료 유지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다.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 중 54%는 1회 이상 약물치료를 중단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7개월이었다. 2회 이상 치료 중단 후 약물치료를 재개한 환자의 비율도 전체 분석 대상의 10% 이상이었다.

치료 실태 조사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부모 절반이 자녀의 질환을 알면서도 병원 방문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는 선입견 등 주변 시선에 의한 부담감을 원인으로 꼽았고, 치료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20%에 달했다.

이소희 학회 홍보이사(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 과장)는 “정신과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ADHD 환자들은 치료받는 것에 대해 사회적인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같은 분위기에서 약물치료를 중단했다가 재복용하는 악순환은 오히려 치료를 더디게 하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국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고 정신과 질환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ADHD 캠페인을 실시한다. 내달 5일을 제1회 ADHD의 날로 제정해 환자, 부모,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 및 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학술연구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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