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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태어나 일본서 자란 ‘라멘’ … 일본인 소울푸드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3-14 10:46:40
  • 수정 2020-09-13 1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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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쪽으로 갈수록 육수 진해져 … 미소·쇼유·돈코츠 3대 라멘 꼽혀
라멘은 육수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대부분 돼지뼈, 미소, 간장 등을 이용한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인스턴트 라면은 약 1000억개로 추산된다. 가장 많은 양을 소비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440억개가 팔린다. 1인당 소비량을 따지자면 연간 70봉지 이상 먹는 한국이 굳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5일에 한 번꼴로 라면을 끓여 먹는다.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대단하다. 하지만 인스턴트 라면의 원형으로 꼽히는 일본식 라면을 즐기는 사람은 드물다. 육수가 느끼하다는 이유가 대다수다. 돼지뼈로 육수를 낸 라멘에는 돼지 잡내가 나기 쉬워 이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많다.

라면은 중국에서 태어나고 일본에서 발전한 음식이다. 한국인들은 라면을 일본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중국에서 온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납면’(拉麵), 일본은 ‘라멘’(ラーメン)이라 부른다. 중국식 라면은 중국 북부 지역에서 주로 먹는다. 손으로 늘린 밀가루 반죽을 이용한다. 인스턴트 라면과 맛과 형태가 완전히 다르며 중국인들은 인스턴트 라면을 간편하게 먹는다는 뜻의 ‘팡비옌멘’(方便麵)으로 칭한다.

1870년대 일본 개항과 함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이 팔던 국수가 일본식 라면의 기원으로 꼽힌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중국에서 생활했던 일본인들이 전쟁 후 고국으로 돌아와 라멘 음식점을 차리면서 라면이 대중화됐다.

라멘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인의 사랑을 꾸준히 받으며 발전해 왔다. 일본인의 소울푸드로 각 지역마다 고유의 개성을 띤다. 남쪽으로 갈수록 국물맛이 진하고 북쪽으로 갈수록 깔끔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 한국·일본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주한일본대사관이 각국 대사관 관계자와 한국 대학생 등 120명을 초청해 개최한 일본 라멘 소개 행사에서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는 “일부 일본인에게 라멘은 종교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며 “각 지역마다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특유의 라멘이 있을 정도로 라멘은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라멘은 기본적으로 면과 국물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 밀가루를 즉석에서 삶아 면을 뽑는다. 국수발처럼 기름기가 없는 생면 위에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등을 얹어 차려낸다.

라멘은 육수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가 라멘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소가 된다. 대부분 돼지뼈, 미소(일본식 된장), 간장 등을 이용한다.

도쿄에서는 닭뼈를 이용한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닭뼈 베이스에 약간의 돼지뼈로 우려낸 육수에 소금이나 간장 소스로 간을 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돈코츠라멘에 밀려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이 드물다.

일부에서는 가다랑어포나 멸치 등 말린 생선을 기본으로 다시마, 조개 등을 넣어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일반 동물 뼈 국물과는 달리 원가 문제로 이를 사용하는 가게가 적어 맛보기 힘들다. 냉라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에선 해산물을 이용하기도 한다.

버섯, 양파, 배추 ,당근 등 뿌리채소를 끓여 라멘을 만드는 곳도 있다. 다른 육수의 잡내를 상쇄시키거나 깔끔한 맛을 강조하는 용도로 쓰인다. 주로 미소라멘과 결합돼 만들어진다.

일본에선 삿포로 ‘미소라멘’(味噌ラーメン), 키타카타 ‘쇼유라멘’(醤油ラーメン), 하카다 ‘돈코츠라멘’(豚骨ラーメン) 등을 3대 라멘으로 꼽는다.

미소라멘은 삿포로 음식 특유의 짭조름함, 고소함, 매콤함 등이 어울린 게 특징이다. 된장으로 국물을 내 구수하다. 일부에서는 미소라멘 자체가 삿포로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라멘에 잘게 썬 야채를 얹어 마무리하는 게 정통 삿포로식 미소라멘이다.

키타카타는 대지진이 일어났던 후쿠시마에 속한 지역이다. 이 곳에서는 일본 전통 간장을 이용한 소유라멘이 탄생했다. 쇼유라멘은 산뜻한 국물맛이 특징이다. 넓게 펴서 만든 쫄깃쫄깃한 면발에 간장, 돼지뼈, 해산물, 야채 등이 깊으면서도 산뜻한 맛을 낸다.

돈코츠라멘은 규슈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돼지 등뼈로 육수를 낸다. 규슈 지방의 중심지인 후쿠오카에서는 육수를 걸쭉하게 낸다. 현지에서는 육수에서 진하게 퍼지는 돼지 누린내를 일부러 안 잡기도 한다. 국물과 면 위에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라멘 이름이 바뀐다. 삶은 돼지고기를 2~4점 가량 올리면 ‘챠슈멘’(ちゃしゅめん), 다진 파를 잔뜩 올리면 ‘네기라멘’(ネギらめん)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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