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우 가격이 오르면서 부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도가니탕, 수육 등에 쓰이는 스지(소 힘줄)는 다른 부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좋아 새로운 부산물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지는 뼈와 근육을 연결시켜주는 부위로 콜라겐이 풍부해 식감이 쫄깃하고 부드럽다. 흔히 비교되는 도가니는 뼈와 뼈를 잇는 기능을 한다.
최정락 소잡는해녀 실장은 “스지는 주로 소 힘줄과 주위 근육 부위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엄밀히 발뒤꿈치 아킬레스건에 붙은 힘줄을 의미한다”며 “고기 부위마다 군데군데 붙은 힘줄도 맛이 좋지만 아킬레스건 부위에 붙은 게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스지는 소 다리의 장딴지 부분에 풍부하다. 단백질이 많아 물에 가열하면 젤라틴으로 변해 먹기 쉽게 부드러워진다. 지방이 적어 국물을 내는 데 적합하다. 스지와 도가니는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적은 편이다. 스지는 소 한 마리에서 1㎏ 내외가 나오며 도가니는 뼈를 포함해 2㎏ 정도 얻을 수 있다.
집에서 스지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려면 먼저 1~2시간 가량 물에 담궈 핏물을 제거해야 한다. 이후 끓는 물에 힘줄을 넣고 후추, 월계수잎 등을 더하고 3시간 정도 고면 물컹한 힘줄 수육이 완성된다. 여기에 기호에 맞춰 음식을 넣어 조리하면 맛있는 힘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사골탕, 도가니탕, 곰탕 등에 넣거나 스지만으로 찜을 해먹으면 된다.
스지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선 1회 조리할 수 있는 양으로 나눠 랩 또는 비닐 포장해 냉동실에 두는 게 좋다. 힘줄과 같은 소 부산물은 일반 고기보다 보관 기간이 길지만 되도록 3개월 이상 냉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지에는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무기질, 아미노산, 단백질 등 영양소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푹 고으면 치아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몸보신 음식으로도 적절하다.
스지는 콜라겐 덩어리로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에게 인기가 좋다. 칼슘, 아미노산, 단백질 등이 함유돼 골다공증 환자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스지요리는 한우에서 나온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 더 구수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은 깔끔하게 작업해 들어와 구수한 맛이 덜하다. 대신 크게 손질할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작업과 동시에 얼려 유통과정만 길지 않다면 특유의 누린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지를 요리할 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지방이다. 지방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체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힘들더라도 구입한 스지의 지방을 떼는 게 중요하다. 만약 지방 제거가 귀찮다면 손질된 스지를 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스지의 장점은 식감이다. 맛은 밋밋해 된장전골, 김치찌개, 볶음 등으로 먹으면 좋다. 자극적인 소스가 들어가는 메뉴와 함께 사용하면 강한 맛을 중화시킨다.
스지는 탕요리의 맛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모 음식점에서는 기존 갈비탕에 스지를 포함한 부산물을 넣어 맛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원가는 낮아졌지만 푸짐해져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일본에서는 스지를 이용한 음식이 다양하다. 특히 스지어묵탕은 스지가 돋보이는 요리 중 하나다. 어묵탕에 구수함과 쫀득한 식감을 더해 술안주로 제격이다. 이자카야 등 일식품 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