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착용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의 재발을 빨리 인지해 치료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재휘·김철구 건양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안과 교수팀은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황반변성 환자는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재발을 빨리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김재휘 교수는 ”황반변성은 질병의 특성상 초기치료가 잘 됐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빨리 인지해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며 “안경을 착용하면 안경을 쓰지 않은 환자보다 시력저하를 빨리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안경 착용군의 황반변성 재발 인지율은 75.0%, 미착용 군은 43.9%였다.
눈 속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조직이 존재한다. 황반은 이 망막의 중심부로 다른 부위보다 노란색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밀집돼 가장 좋은 시기능을 나타내고 시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병에 의해 황반부가 손상되면 시력이 저하되고 물체가 휘어져 보이게 된다.
황반변성은 노화에 의해 황반부에 노폐물이 쌓이고 신경조직이 손상되는 연령 관련 질환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나쁜 혈관조직이 자라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악화되면 실명할 수 있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며, 70대 이상이 되면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최근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황반변성의 발생률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2009년 약 11만2000여명에서 2013년 약 15만3000여명으로 5년 전보다 36.6%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현재 안과 영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야다. 미국 같은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황반변성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김재휘 교수는 “한 황반변성 환자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경을 벗고 생활하다가 재발을 인지하지 못해 2개월 늦게 병원을 방문, 치료시기를 놓쳤다”며 “환자가 평소 안경을 착용했다면 황반변성이 재발하면서 평소에 잘 보이던 글씨를 제대로 읽을 수 없어 재발을 빨리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빨리 치료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주사치료로 나뉘며 이미 시력을 많이 잃었다면 회복이 어렵다. 김철구 교수는 “고령의 황반변성 환자는 불편하더라도 꼭 안경을 착용하고 생활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호주검안학회 공식학술지(Clinical and Experimental Optometry)’ 지난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