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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3월6일 림프부종 계몽일 지정 ‘만장일치’ … 국내서는 ‘무관심’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3-05 21:10:17
  • 수정 2016-03-13 19: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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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환 인식 높이고 투병 용기 보여준 환자 독려 … 미세림프절이식술 시행시 높은 치료효과

다리에 림프부종이 생긴 환자의 모습

매년 3월 6일은 미국에서 1994년 지정한 ‘림프부종 계몽일’이다. 일반인에게 질환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고 림프부종과의 투쟁에서 용기를 보여준 환자들을 선정해 기념한다. 미국에는 약 3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부종은 순환장애로 림프액이 순환계로 배액되지 못하고 피부 및 피하지방 속에 비정상적인 고농도 단백질로 구성된 림프액의 축적으로 생긴 부종을 의미한다. 합병증으로 피부 만성염증, 조직 섬유화 등이 수반되는 질환이다. 환자 수는 세계적으로 1억2000만명으로 추산되며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팔다리에 생기지만 복부, 목, 머리, 안면부, 눈 등에도 유발될 수 있다.

미국의 림프부종 환자들은 이제 림프부종이 더 이상 희귀질환이 아니며 의료계, 지역사회, 언론계,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20년 이상 행사를 진행하면서 매년 각 지역별로 갈라쇼 등 여러 가지 행사를 개최해 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만장일치로 림프부종 계몽일을 세계적으로 ‘3월 6일로 정하자’는 법안을 내놓아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웃이나 환자가 다니는 병원, 환자의 물리치료사 등이 주변의 림프부종 환자를 추천하고  환자가 어떻게 이 질환을 짊어지고 살아왔는지 림프부종 계몽운동본부에 알려주면 기념일의 수상대상자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이후 투표를 통해 최고의 수상자를 결정하며 후보자들은 자신의 투병일지와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해 발표한다. 수상자는 국립 림프부종계몽센터에서는 인증서를 받는다.

림프부종은 제대로 된 치료없이 견디기 힘든 질환이다. 외적 변화 탓에 남의 눈에 띄기 쉽고, 정신적 우울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특히 주변에서는 병적인 문제가 아닌 외모 문제로만 여겨 마음에 상처를 입기 쉽다. 또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하므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만큼 주변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 원장은 “림프액이 체내에 비정상적으로 고이면 마치 팔 또는 다리에 물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것과 같다”며 “다리에 생긴 림프부종의 경우 허벅지까지 아주 큰 사이즈의 장화 속에 물을 가득 채우고 다니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화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장화 속에 있는 물이 오래 되면 썩는 것도 문제”라며 “림프액이 많이 고이면 장기간 반복되는 사지의 무게 차이로 척추측만증이 동반되고 관절에 무리도 생길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림프부종의 주요 증상은 ‘만성적 부종’이다. 부종은 대개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서서히 진행되며, 초기에는 부분적인 함요(pitting)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화되면 피부와 근막조직의 2차적인 섬유변화로 눌러도 피부가 들어가지 않는 비함요(non-pitting) 상태가 된다.
 
심 원장은 “하지의 경우 부종은 발목에서 시작되며 시간이 흐르며 나무줄기나 코끼리 형태로 변하며 발목 형태가 사라진다”며 “발은 림프부종 환자에서 흔한 물소 혹 모양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적으로 다리의 중량감으로 운동이 불편해지며 전반적인 움직임이나 운동량이 떨어진다”며 “이와 함께 사지 기능이 손상돼 운동량이 떨어지면서 림프의 충혈현상이 심각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고 덧붙였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인 경우를 ‘일차성 림프부종’이라 하고,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으로 생긴 것을 ‘이차성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이들은 각각 환자의 절반 정도씩을 차지하고 있다.

일차성 림프부종은 △태어날 때부터 부종이 생긴 ‘선천성 림프부종’(congenital lymphedema) △35세 이전에 유발되는 ‘조발성 림프부종’(lymphedema  praecox)  림프부종 △35세 이후에 생기는 ‘속발성(완발성) 림프부종’(lymphedema tarda) 등으로 나뉜다.
 
심 원장은 “일차성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림프관의 무형성(aplasia), 저형성(hypoplasia), 과형성(hyperplasia) 등 림프흐름의 결여로 림프액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긴다”며 “일차성 림프부종의 75%가 조발성 림프부종이며 이들의 75%가 젊은 여성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차성 림프부종은 암의 수술 및 방사선치료 후유증, 특히 유방암이나 자궁암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밖에 감염, 악성종양, 다양한 염증질환, 정맥질환, 병적인 비만, 심한 운동, 장기여행,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한다.
 
림프절을 제거하는 유방암·자궁암 수술을 받은 사람의 15~20%에서, 림프관 제거수술과 방사선수술을 받은 사람의 50~7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수술 후부터 30년이 지난 뒤에도 발병될 우려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림프부종은 현재까지 불치병으로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다. 치료목표는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재활의학과에서는 림프부종을 진단하고 운동요법,  압박요법, 물리치료요법을 처방해준다. 일반외과에서는 심하게 부종이 생겼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 한해서 주로 외과적으로 과잉 증식된 림프부종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심 원장은 “림프부종은 전문 진료 분야에 따라 치료 방법, 효과, 결과가 달라지고 다른 질환과 비교해도 치유 양상이 현저하게 천차만별”이라며 “환자도 어떤 과를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망설이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림프흡수 마사지, 압박붕대요법, 압박스타킹 착용 등이다”고 덧붙였다.

외과적 수술법으로는 미세림프관 연결수술 및 최근 개발된 ‘미세림프절이식술’을 꼽을 수 있다. 심영기 원장은 2008년 6월 국내 최초로 미세림프절이식수술법을 시행한 인물이다. 8년간 수술결과를 추적해온 결과 미세수술 한 가지만으로는 치료효과에 한계가 있고, 최근 자신이 새로 개발한 림프흡입요법이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를 갖게 됐다. 림프흡입요법은 기존 수술과 달리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부었던 부분이 80~100%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심 원장은 이 결과를 오는 5월, 9월 호주 및 미국 림프부종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심영기 원장은 “미국에서는 불치병 림프부종 환자들과 지역사회가 질환을 알리려는 이벤트 등을 정기적으로 갖고 사회나 정부로부터 지원받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에선 개인이 온라인으로 림프부종 환우회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결국 호응을 얻지 못하고 유명 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림프부종 환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만큼 림프부종을 담당하는 의료인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국가의료보험은 물론 민영의료보험도 림프부종 지원이 전무할 정도여서 향후 림프부종 환자모임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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