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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만성콩팥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발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6-03-04 16:27:07
  • 수정 2016-03-10 12: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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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균 13.6% 증가, 암환자보다 5년생존율 낮아 … 당뇨병 원인의 50% 차지, 고혈압은 20%

3월 10일은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콩팥 질환에 대한 예방과 교육 및 홍보를 위해 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콩팥은 양쪽을 합해 300g정도로 무게가 가벼운 장기이지만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은 1분에 약 1ℓ에 달한다. 콩팥으로 들어온 혈액은 사구체라고 불리는 콩팥의 필터에서 분당 120㎖정도로 걸러진다. ‘사구체여과율(GFR)’은 콩팥 기능의 척도로 60㎖/min/1.73㎡ 미만으로 감소된 상태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이라 한다.

콩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뿐만 아니라 인체의 기관 중 몸의 산도·수분·삼투압·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전해질의 농도를 조절하는 기관이다. 또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혈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콩팥이 손상퇘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질환을 만성콩팥병이라고 한다. 단백뇨 혹은 혈뇨 등 콩팥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사구체여과율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신장 기능이 정상이지만 소변검사로 이상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다. 2단계부터 사구체여과율이 점점 저하되기 시작해 쉽게 피로해지고 입맛이 떨어지며 몸이 붓거나 불면증, 가려움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5단계가 되면 증상과 합병증 발생 여부에 따라 신장이식이나 투석을 해야만 생명 유지가 가능해진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질병 특성상 특별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환자가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관심을 갖고 적기를 놓치지 않고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콩팥병이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 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 역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9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만성콩팥병 진료인원은 2009년 9만596명에서 2013년 15만850명으로 연평균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남성은 연평균 14.5%, 여성은 연평균 12.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는 연평균 8.3%, 70대는 13.5%, 80세 이상은 17.9%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당뇨병, 고혈압 등 동반질환을 보유한 고령층들의 환자 비율이 높다 보니,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1986년부터 시작한 대한신장학회의 말기신부전환자등록사업에 등록된 국내 장기이식 또는 투석 등 신대체요법 환자 수는 1986년 2534명, 1996년 1만8072명, 2007년 4만8675명으로 20년 사이에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에는 8만674명으로 늘었다. 투석과 같은 장기적 유지치료에 의해 생존하는 환자들이 누적됨에 따라 의료비용의 부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치료가 잘 되지 않다보니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투석을 받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5년생존율은 남자 65.3%, 여자 68.0%이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 경우 5년생존율은 56.9%로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과 같은 국내 주요 암질환의 5년생존율과 비교하면 더 낮은 실정이다. 특히 심혈관계 합병증 사망률이 높아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최대 8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만성콩팥병의 3대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당뇨병은 전체 만성콩팥병 원인의 50%를 차지한다. 대한신장학회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을 확률은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만 및 과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당뇨병이 늘고 덩달아 콩팥병 환자도 증가세다. 당뇨병성 신장병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늘어날수록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신부전증으로의 진행이 빠르며 동반된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다. 특히 소변에 단백뇨가 나타난다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단백뇨가 검출되기 전에 콩팥합병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20%나 된다. 고혈압 환자들은 높은 혈압으로 인해 혈액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며 사구체가 손상되는데 이로 인해 콩팥은 혈액을 걸러내지 못하게 된다. 거꾸로 콩팥이 손상되면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고혈압이 생기게 된다. 고혈압이 콩팥병의 원인 질환인 동시에 결과인 것이다.

생활습관도 콩팥병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는 짠 음식과 국물음식을 주로 먹는 식습관 때문에 콩팥질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염분은 수분과 결합하여 몸을 붓게 하고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을 촉발한다.

이대목동병원이 발표한 ‘만성콩팥병의 오해와 진실’

△만성콩팥병은 식이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아니요. 식이요법만으로는 만성콩팥병을 극복할 수 없다. 전문의와 상의해 원인 질환을 적극 치료하고, 콩팥에 해가 되는 것을 피하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아니요. 너무 많이 먹거나 적게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일과 채소는 본인의 상태에 알맞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식이요법은 콩팥병 단계와 자신의 현재 신체 상태에 따라 ‘개인 맞춤형’으로 처방된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칼륨은 근육과 신경세포의 자극 전달에 필수적인 물질로, 혈중 농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다. 혈중 칼륨이 심하게 부족한 경우 하지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환자는 소변을 통해 칼륨을 배설하는 능력이 저하돼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자주 쥐가 나고 저리고, 심하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져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칼륨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과채류의 껍질이나 줄기를 벗겨 섭취하고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헹궈서 섭취하는 게 좋다.

△잡곡밥이 흰쌀밥보다 좋다?
아니요. 만성콩팥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잡곡밥이 바람직하지 않다. 흔히 잡곡밥은 좋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 불리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잡곡밥에는 인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콩팥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인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면 가려움증과 관절통이 나타나고 심하면 뼈가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잡곡밥이 좋으나, 콩팥합병증으로 콩팥기능이 저하돼 혈중 인 수치가 높다면 잡곡밥보다는 흰 쌀밥을 먹도록 권고받을 수 있다.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아니요.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분은 갈증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만 섭취하면 된다. 갈증은 짜게 먹은 경우 느끼게 되며, 과도한 염분 섭취는 고혈압과 부종을 일으켜 콩팥질환 악화의 주범이 된다. 콩팥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 가장 기초적인 식습관은 저염식이다.

△약과 건강보조식품을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
아니요. 건강보조식품 중에 콩팥기능 보호 효과가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아직 없다. 오히려 콩팥에 손상을 주거나 체내 축적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해서 필요한 약만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부 항생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진통제), 방사선 검사를 위한 조영제 등은 콩팥을 손상시킬 수 있다. 환자라면 스스로 자신의 콩팥기능이 나쁜데 이런 약을 복용하거나 검사를 받아도 되는지 반드시 되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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