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모 씨는 최근 사랑니 염증이 심하니 빨리 대학병원에 가 수술받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평소 무서워서 치과 근처에도 가지 못했기 때문에 턱뼈를 치고 사랑니를 쪼개야 한다는 말에 겁을 먹었다. 하지만 반수면마취(진정) 상태에서 통증 없이 수술하는 정주(정맥주사)진정법을 통해 사랑니를 무리 없이 뺄 수 있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치과 치료는 공포감과 부담감을 준다. 사랑니 발치나 임플란트처럼 턱뼈를 뚫는 수술의 경우 부분마취만으로는 통증과 공포를 없애기가 어렵다. 이럴 때에는 정맥주사를 통해 진정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명훈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와 신터전 소아치과 교수팀은 반수면마취 하 치과수술을 한 경우 환자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마취과 전문의인 신 교수가 정맥주사와 소기가스로 환자를 반수면(진정)상태로 만들면 명 교수가 외과수술을 시행한다.
신 교수는 “치과치료는 숨을 쉬는 구강 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를 완전히 잠이 들게 하진 않는다”며 “불안감이 덜하고 편안한 상태, 즉 약하게 졸린 상태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마취는 주로 크고 어려운 수술에 시행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치과공포증이 심한 사람도 진정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명 교수는 “치과치료 부위는 입과 얼굴에 가까워 공포감이 크고, 이런 경우 통증에 민감해져 국소마취제도 더 많이 쓰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 진정법을 이용해 반수면 상태를 조성하면 통증이 경감되고 마취약도 적게 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진정약물을 사용하면 수술 중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하므로 구강외과와 마취과 의사의 협진이 필요하다”며 “경험이 풍부한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진정법이 가능한 전문시설이 있는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