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교신저자)와 김세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제1저자)팀은 자연치아가 소실된 남성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폐쇄성폐질환의 동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25일 국내 최초로 발표됐다.
윤 교수팀은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환자를 정상, 제한성, 폐쇄성폐질환 그룹으로 구분하고 총 잔존 자연치아의 개수는 세 번째 대구치(사랑니)를 제외한 28개로 정의했다. 폐기능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남성 1291명과 여성 1798명 등 총 3089명의 참여자를 분석한 결과 나이, 체질량지수, 사회경제적 지표, 구강건강 지표를 보정한 뒤에도 남성 폐쇄성폐질환군의 잔존 자연치아 개수가 다른 군보다 유의하게 적었다.
잔존 자연치아가 20개 이하인 남성은 자연치아가 모두 있는 군(full dentition)에 비해 폐쇄성폐질환 위험이 4.18배 높았다. 10개 이하인 남성은 발병 위험이 4.74배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여성은 총 잔존 자연치아 개수와 폐쇄성폐질환 간 유의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폐쇄성폐질환인 COPD는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가래, 호흡곤란, 만성기침 등이 나타난다. 입술과 손끝이 검은색으로 바뀌는 청색증이 동반될 때도 있다. 심하면 한 걸음만 옮겨도 숨이 차고 15㎝ 앞 촛불도 끄기 힘들 정도로 숨쉬기가 어려우며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국내 40세 이상 성인의 유병률은 13.5%, 65세 이상은 31.5%다. 전세계 사망원인 3위, 한국인 사망원인의 6위를 차지하며 전체의 80~90%가 흡연으로 발생한다. 손상된 폐기능은 다시 회복되지 않아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윤형규 교수는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구강내 병원균이 하기도를 통해 호흡기로 침투할 확률이 높고, 치주질환과 관계된 타액내 효소들이 호흡기 환경을 변화시켜 병원균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생성된다”며 “나쁜 구강 건강은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기도점막의 병원균 방어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폐쇄성폐질환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OPD)’ 2015년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