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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요리 자주 드시지 마세요 … 과일·채소와 곁들여 먹어야 건강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2-19 21:45:32
  • 수정 2016-02-23 15: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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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중반 화학보존료 개발되면서 쇠퇴 … 염분 과다해 성인병 환자 섭취 피해야

훈제식품은 여러 위험요소를 고려할 때 1~2주일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게 좋다.

인류는 불을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화했다. 당시 원시인들의 최대 고민은 사냥으로 얻은 수확물을 오래 보관하는 것이었다. 불을 조절하게 되면서 이같은 고민도 사라졌다. 수확물을 불 가까이 두고 연기를 이용해 건조시키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훈제 조리법의 탄생이다.

훈제는 소금에 절인 육류나 어류를 연기에 익혀 건조시키는 가공법이다. 목재를 연소시킬 때 나오는 연기 속 항균·항산화 성분을 식품표면에 흡착시켜 저장성을 향상시킨다.

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은 온도다. 직화는 대부분 26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 육즙을 가둘 수 있도록 겉을 그슬린다. 이 때문에 연기가 고기 내부로 침투할 수 없다. 직화의 경우 고기 겉면에서는 훈연향이 느껴지지만 내부는 훈연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훈연은 고기 전체에서 훈연향이 난다.

기원전 10세기경부터 그리스에서 고기 보관을 위해 훈제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공식적인 훈제법은 15세기 영국에서 개발됐다. 20세기 중반 화학보존료가 개발되면서 훈제법은 점차 퇴조되기 시작했다. 최근 자연식품, 웰빙 등 분위기에 힘입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훈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수분을 제거해 건조상태로 만들어 육류의 보존성을 높이는 것이다. 연기 속에 포함된 알데하이드나 페놀은 항균성이 있어 미생물 증식을 억제한다. 다른 하나는 육류의 악취를 연기의 향미로 덮어 재료의 맛을 돋우는 일이다. 알데하이드와 페놀은 고기 표면에 일종의 수지막을 형성해 훈연색을 띠게 하며 훈제식품 특유의 향미를 갖게 한다.

훈제식품은 조리, 염지, 염제거, 탈수, 훈건 등의 과정을 거친다. 훈제 과정에서 사용되는 목재로는 참나무, 떡갈나무, 벚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포플라, 플라타너스 등이 있다. 나무에 따라 훈연의 향기가 천차만별이다.

훈제요리 제조법에는 크게 ‘냉훈법’(cold smoking), ‘온훈법’(hot smoking), ‘액훈법’(liquid smoking) 등 세 가지가 구분된다.
냉훈법은 단백질이 열응고(열을 받아 굳어지는 현상)되지 않는 25도 이하의 저온에서 1~3주간 걸쳐 훈건(燻乾)하는 것으로 저장성에 중점을 둔다. 냉훈법으로 제조한 훈제식품은 1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다. 훈연실 온도가 낮으면 건조속도가 떨어지고 반대로 높으면 원료가 변패하기 쉽다. 주로 햄, 소시지 등 비가열 육제품을 만들 때 냉훈법을 사용한다.

온훈법은 30~35도 사이에서 육제품을 가공시키는 것으로 향미는 좋아지지만 저장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온훈시간은 베이컨은 1~2일, 뼈 있는 햄은 1~3일 가량이다. 과거에는 훈제요리법으로 자주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쓰이지 않는다.

액훈법은 식품에 훈연액을 첨가하는 방법이다. 훈연액은 목재를 건류(乾溜)해 얻은 목초액을 다시 증류시킨 것이다. 첨가법에는 직접첨가법(주입법), 침지법, 도포법, 분무법 등이 있다.

훈제법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내려져 오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훈제식품을 익힐 때 발암성 물질이 생성될 우려가 높은 것이다. 국제암연구소는 훈제식품에서 나오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nuclear aromatic hydrocarbons), 헤테로사이클릭아민(Heterocyclic Amine), N-니트로소화합물(N-nitro dimethylaniline) 등을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게다가 훈제식품들은 대부분 짜다. 훈제를 하면서 소금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훈제식품은 훈제하지 않았을 때보다 염분 농도가 최대 50배나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즉 신선한 연어 100g에는 0.1g의 염분이 들어 있지만 같은 무게의 훈제 연어에는 5.0g이 들어 있다는 의미다. 과도한 염분 섭취를 피해야 하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들은 훈제식품을 피하는 게 좋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훈제법으로 고기를 가공하면 식품의 향미가 좋아지는 이유는 알데하이드와 케톤 등 화학물 덕분”이라며 “가문비나무, 소나무 등 목질이 무른 나무는 빨리 타버려 연기 발생시간이 짧아 훈연제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에 포함된 독성물질 제거 등 안전성 문제를 해결해야 소비자들이 마음 편히 훈제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제식품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지나친 논리다. 전문가들은 여러 위험요소를 고려할 때 1~2주일에 한두 번 정도 훈제식품을 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다만 훈제식품을 먹을 때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이고 물을 충분히 마시라고 권한다. 어린이들은 훈제식품은 되도록 멀리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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