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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식품은 무조건 안전하다? … 동물성비료에서 항생물질 유입 가능성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2-17 14:40:59
  • 수정 2016-02-23 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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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뇨거름 속 인, 수질오염 주범 되기도 … 기준치 이하 농약 쓰면 해롭진 않아

농산물 속 잔류농약이 걱정된다면 받아놓은 물에서 흔들어 씻고 여러 번 헹궈주는 담금물 세척법을 이용하는 게 좋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하지 않은 일반 농산물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일반 농산물 속 함유된 화학물질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화학물질은 체내에 들어가면 분해되지 않고 축적된다.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화학물질은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유기농이 오직 옳다는 믿음은 식품 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류 중 하나다. 인간의 몸에 100% 안전한 식품은 없다. 유기농이 안전한 이유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덜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조사한 한 질병조사에 따르면 식품오염 원인의 약 90%는 세균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6%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우려하는 화학물질은 3%에 그쳤다. 즉 식품오염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은 대부분 미생물, 곰팡이, 독소 등 생물학적 물질인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유기농 토마토를 먹은 사람 중 167명이 살모넬라균에 감염돼 문제가 됐었다. 2011년 유럽인 수천명이 감염되고 수십명이 사망한 슈퍼박테리아의 원인은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였다.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유기농식품은 섭취 효과가 있는가’란 제목의 연구논문에는 ‘유기농식품이 일반 식품에 비해 영양가가 높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1966~2011년 45년간 작성된 237개 논문을 4년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C를 비롯한 주요 영양성분에서 유기농 과일은 일반 과일과 별 차이가 없었다. 영양 성분은 농약 사용 여부보다는 성숙도와 관련이 깊었다. 잘 익은 일반 과일이 덜 익은 유기농 과일보다 더 많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유기농(有機農)이란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물로만 작물을 재배하는 것으로 자연 이치에 맞게 농산물을 재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농산물에 쓰이는 유기질비료는 화학비료와 달리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땅 속에서 서서히 분해되면서 토양 자체의 힘을 키우는 능력을 발휘한다.

유기질비료는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뉜다. 동물성의 경우 가축의 분뇨를 발효해 만들며, 식물성은 풀을 베어 발효한 퇴비나 쌀겨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유기농 농사를 지을 때 두 가지를 섞어 사용한다. 각 비료가 가진 장점을 더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엄밀히 말하자면 동물성 비료는 유기질비료라고 할 수 없다. 비료의 재료가 되는 가축의 배설물에 항생물질이 상당수 포함되기 때문이다. 가축의 먹이에는 항생물질 등이 함유된 약재가 많이 쓰인다. 이로 인해 동물의 배설물에도 항생물질이 상당수 배출돼 동물성 비료도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김범철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화학비료보다 유기질비료를 사용하는 게 환경오염 측면에서 낫지만 유기질비료는 수질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며 “동물성 비료의 원료가 되는 가축분뇨에는 부영양화(수중생태계의 영양물질이 증가해 발생하는 수질악화현상, eutrophication, 富營養化)의 원인이 되는 인이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영양화가 일어나면 산소소비량의 갑자기 늘어나 수중생태계의 동·식물이 폐사한다”며 “폐사된 동·식물은 혐기성 세균에 의해 분해 되면서 악취를 내고 독성물질을 만들어 결국 상수원으로서 가치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기농산물을 포함한 친환경농산물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이란 환경을 보존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농약, 화학비료, 사료첨가제 등 화학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 이용한 농산물을 말한다.

친환경농산물에는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유기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이다. 무농약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을 이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3분의 1 이내인 것이다. 저농약농산물은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2분의 1, 농약 살포횟수는 ‘농약안전사용기준’의 2분의 1 이하 등으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맹목적인 유기농식품 선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환경보호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기준치 이하 농약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혔다. 유기농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식품이 건강을 해친다는 확실한 연구결과도 없기 때문이다.

유기농 옹호론자들은 잔류농약 속 중금속은 그 양이 아무리 미미하다고 해도 훗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만약 잔류농약이 걱정된다면 두껍고 밀도가 높은 껍질을 지닌 과일을 먹거나 생산지나 유통과정이 검증된 농산물을 선택하는 게 좋다. 과채류를 흐르는 물에서 씻는 것보다 담금물 세척법을 활용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서 과채류를 씻게 되면 물과 닿는 면적이 일정하지 않아 꼼꼼한 세척이 어렵다. 받아놓은 물에서 흔들어 씻고 새 물로 여러 번 헹궈주는 게 오염물질 제거 효과가 가장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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