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가 발생한 4기 유방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3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1998~2010년 치료받은 전이성유방암 환자의 생존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생존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전이성유방암 환자의 생존 기간은 2000년대 초에는 19개월, 2000년대 중반 2년 이상, 2000년대 말엔 39개월로 2배 이상 향상됐다. 이는 유방암치료 수준이 향상되고 신약 보급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이는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 이외 다른 체내장기로 번져 자라는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전이가 나타나면 완치가 불가능한 4기암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전이성유방암 환자 547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장기 생존한 환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진단 당시 병기, 암의 호르몬수용체 여부, 증식성 정도가 중요한 예측인자로 밝혀졌다. 재발까지 소요되는 기간, 전이 병변 위치, 증상 유무도 전이 이후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쳤다.
문 교수팀은 이를 기반으로 전이 후 생존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예측모델을 국립암센터, 분당서울대병원, 단국대병원, 경상대병원 등 국내 여러 다기관의 전이성유방암 환자의 생존자료에 적용시킨 결과 유효성이 검증됐다.
문 교수는 “새 예측모델로 장기생존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개인맞춤치료와 적극적인 치료를 실시하고 환자 스스로 치료 과정에서 주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암정복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일반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유럽종양학회(ESMO)가 발간하는 국제 암학술지인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 온라인판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