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영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역류성식도염 환자(77)를 복부 절개가 없는 수면내시경 수술인 ‘항역류 내시경수술’로 치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환자는 15년 전 역류성식도염이 발생했는데 여러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
조 교수팀은 의식하진정(수면마취) 상태에서 내시경을 이용해 느슨해진 식도 하부의 점막 일부를 절제했다. 점막이 제거된 부위는 치유 과정에서 점차 오므라든다. 이런 경우 느슨했던 위식도의 접합부가 조여지면서 역류성식도염이 치료된다. ‘항역류 내시경수술’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조 교수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조 교수는 항역류내시경수술 전후에 식도 하부의 압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엔도플립을 적용해 수술의 정확성을 높였다. 엔도플립은 위장관 및 위장관내 여러 조임근의 단면적과 기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신기술이다. 국내에서는 분당차병원이 최초로 도입해 위식도역류증이나 식도무이완증의 진단 및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가장 흔한 소화기질환으로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하부 식도괄약근이 자주 열려 위 속 음식물이 다시 식도로 올라가 발생한다. 원래 서양인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지만 최근 식생활 등의 변화로 국내 유병률도 급증하고 있다. 속쓰림, 트림, 소화불량, 만성기침, 목의 이물감, 가슴통증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식도암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위산을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재발이 흔해 거의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 드물지만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조주영 교수는 “내시경 치료술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이용한 내시경수술은 난치성으로 여겨졌던 질환을 극복하는 데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