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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척추관절 병원 이름에 얽힌 분열·경쟁의 ‘흑역사’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2-11 06:27:58
  • 수정 2016-02-11 17: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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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바른병원, 2013년 연세바른병원서 분리 … 네트워크병원 경쟁, 과잉진료·진료비 상승 유발

2015년 6월에 개원한 세바른병원 서초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이익 추구를 위해 뭉쳤던 집단이나 조직이 목표 달성 후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정치, 기업, 학교 등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며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뜻이 맞는 같은 학교 선후배가 모여 병원을 공동개원했다가 경제적 이유로 서로 등을 돌려 경쟁관계로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협력관계가 틀어진 뒤에는 원래 병원과 이름이 비슷한 병원으로 독립 개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일반인은 같은 병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연세바른병원과 세바른병원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출신 선후배 사이인 조모 원장, 이모 원장, 신모 원장은 2011년 4월 서울시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 척추관절을 전문으로 하는 연세바른병원을 개원했다. 
개원 후 의료진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근 환자가 병원에 몰렸고 매출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당시 다른 척추관절 병원들처럼 이 병원도 몸집 불리기에 나섰고 2012년 10월 서울시 강서구 증미역에 제2병원인 강서연세바른병원을 개원했다. 하지만 2013년 8월 강서점 대표원장을 맡고 있던 신모 원장이 절대 분점을 내지 말자는 약속을 깨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강남연세바른병원을 냈다.

결국 연세바른병원이란 이름을 쓰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기존 원장들의 압력에 굴복, 강서연세바른병원과 연세바른병원 강남점은 각각 강서 세바른병원과 강남 세바른병원으로 개명해야 했다.

세바른병원은 연세바른병원의 ‘아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공격적인 확장과 홍보에 나선 결과 본가와의 간격 좁히기에 성공했다. 약 1년 뒤 2014년 9월에 부산 세바른병원을 열었고, 2015년 6월에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역 인근에 통증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세바른병원 서초점을 개원했다. 이어 한 달 뒤에는 울산시 남구 달동에 울산 세바른병원을 열었다.

튼튼병원의 경우 두 창업 원장이 분열해 서로 경쟁적으로 지점을 내다가 화를 자초한 대표적인 사례다. 튼튼병원은 박모 씨와 안모 씨가 2008년 안산에 공동개원하면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개원 2년만에 척추·관절수술 6000례를 달성하고, 전국 각지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2011년 4월께 안 씨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브랜드는 같이 쓰지만 사실상 두 개의 다른 의료기관으로 분리됐다. 이후 둘은 경쟁하듯 지점을 확장해왔다. 박모 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튼튼병원은 서울 강동, 일산, 안양, 안산, 대전, 제주, 수원 등 7곳에 지점을 뒀다. 안모 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튼튼병원은 서울 은평·장안동·구로·청담·노원, 의정부, 구리, 대구, 강서 등 9개 지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이들 병원은 2014년 가을 두 대표원장의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 수수, 의료기관 이중개설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며 위기를 겪고 있다. 두 원장은 이로 인해 수개월간 구속됐다가 풀려났다.

무리한 확장과 각종 악재가 겹치며 지점을 폐쇄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박모 원장 측의 경우 최근 강동점과 제주점이 폐업하면서 지점 수가 5개로 축소됐다. 안 원장 측도 2014년 6월 강서점의 운영을 중단하면서 지점 수가 8개로 줄었다.

현재 이들 병원은 각자 새로운 변신을 꾀하며 척추관절 분야 강자로서의 위상 회복에 나서고 있다. 안 원장이 대표원장으로 있는 튼튼병원은 2014년 9월 고객과 평생 함께 한다는 의미로 병원명을 ‘참튼튼병원’으로 변경하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또 박 원장 측은 척추 명의인 박춘근 전 가톨릭대 신경외과 교수와 미니내시경 레이저디스크수술(SELD: Sacral Epiduroscopic Laser Decompression)의 세계적 권위자 임강택 원장을 영입하고 안양점 명칭을 굿닥터튼튼병원으로 바꾸는 등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튼튼병원이란 브랜드파워가 공동개원 초기처럼 빛을 발하지 못하자 굿닥터튼튼병원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세바른병원, 튼튼병원 같은 척추관절병원의 무분별한 분리 개원은 자칫 의료인의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병원간 과잉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같은 브랜드를 쓰다가 따로 독립하면 아무래도 무리한 지점 확장 및 마케팅 활동으로 재정악화가 초래되기 마련이다. 이는 리베이트 유혹을 부를 뿐만 아니라 결국 환자에게 진료비 상승 부담으로 전가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힘찬병원, 연세사랑병원의 성공적인 경영을 벤치마킹하면서 2000년부터 관절전문병원 및 척추전문병원들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현재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라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과 과잉진료는 환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의료의 질마저 현격히 떨어뜨려 척추관절병원의 공멸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척추전문병원은 1993년 세란병원을 효시로 현재 우리들병원, 나누리병원, 고도일병원, 척병원, 연세바른병원, 김영수병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관절전문병원은 1981년 수원에서 개원한 이춘택병원을 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2002년 인천 연수에서 개원한 힘찬병원을 기점으로 전문병원화가 본격 이뤄져 2003년 고용곤 원장이 부천에 연세사랑병원을 열면서 경쟁이 가열됐다. 이후 웰튼병원, 바른세상병원, 정동병원, 부민병원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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