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골다공증검사로 불리는 골밀도검사는 인체 특정 부위 뼈의 양을 측정하는 것으로 뼈 강도를 파악하는 데 이용된다. 뼈의 치밀도(골밀도)를 측정해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함으로써 뼈 양이 얼마나 감소됐는지 평가한다. 이런 가운데 문재훈·김경민·장학철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갑상선암수술을 받은 여성의 경우 골밀도검사보다 피질골 기하구조 분석이 뼈 강도를 측정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1일 발표했다.
피질골 기하구조 분석은 뼈의 치밀도에 영향을 주는 골밀도와 달리 골강도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피질골이 전체 뼈에서 어떤 기하학적 구조를 이루면서 분포하는지 검사한다. 최근 골밀도보다 골절 예측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피질골 기하구조 분석으로 측정한 갑상선암 환자의 대퇴경부 골강도 약화는 갑상선호르몬 농도와 연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높을수록 골강도 약화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호르몬제 농도를 정상 범위의 상한선 정도로 높게 유지한다. 하지만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대퇴골경부의 피질골 기하구조가 변해 골강도가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골절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문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골밀도검사로는 잡아내지 못했던 갑상선암 수술 환자의 골강도 약화 원인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하지만 모든 갑상선암 환자에서 골강도 약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고, 50세 이상 폐경 여성 중에서도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경우에만 이런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에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이 무조건 뼈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교수는 “갑상선암수술을 받은 50세 이상 여성 중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로 적정량의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이런 환자는 피질골기하구조 분석을 실시하는 게 골강도 측정에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강도를 높이려면 걷기운동과 적당한 근력운동을 꾸준히 실시하고 칼슘과 비타민D 등이 많이 함유된 생선, 우유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골대사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뼈(BO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