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최근 국내 구순구개열(언청이) 치료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엄기일 전 건국대 성형외과 교수를 영입, 내달 1일부터 진료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엄 교수는 1989년 국내 최초로 구순구개열 전문 클리닉을 열어 약 8000례의 수술을 실시했다. 1994년 구순구개열 어린이 환자를 위한 ‘민들레회’를 창립해 20년이 넘도록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한양대 교수를 거쳐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장, 아시아태평양 구순구개열학회 사무총장, 제3대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구순구개열 치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엄 교수는 “한국은 구순구개열을 천형(天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편견이 심하다”며 “심지어 태아가 구순구개열이란 진단을 받자 낙태 여부를 물으러 상담하러 오는 환자도 많은데, 그들이 세상 속에서 자신감을 가지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구순구개열은 태생 8주 이전에 발생하는 선천성 발육부전으로 안면 형성 초기에 출현하는 돌기들의 융합실패로 발생한다. 윗입술이 갈라지는 형태가 가장 많으며 신생아 평균 600명당 1명 꼴로 나타난다.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산모 영양부족, 스트레스, 약물, 방사선, 저산소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상태가 좋다면 생후 6주 후 수술을 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