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뜨거운 어묵 국물이 생각나지만 치아건강을 생각한다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실외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갑자기 뜨거운 국물을 마실 경우 입 속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치아가 자극을 받고 잇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물은 대부분 고기육수를 우려내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다. 기름기가 많한 국물을 치아에 자극을 줄 정도로 뜨겁게 먹으면 잇몸이 팽창되고 치아표면에 기름기가 달라 붙어 입 속 산성 성분이 증가한다. 이런 환경은 입 속 세균이 번식하기 유리해 충치나 치주염의 발생위험이 높다.
이미 충치가 진행된 상태에서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 치아 사이로 국물이 들어가 신경 가까운 곳까지 충치 범위가 넓어진다. 높은 온도로 팽창된 잇몸 탓에 통증은 더 심해진다. 박대윤 유디목동파리공원 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치아는 신체기관 중 재생되지 않는 유일한 부위이므로 충치가 발생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치과를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치열이 고르지 못해 치아를 교정했거나 금이나 레진 등 보철물을 씌운 사람도 85도 이상의 뜨거운 국물을 자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국물의 높은 온도 탓에 보철물이 마모되거나 변형되면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긴다. 이러면 입냄새가 나고 음식을 먹을 때 소리가 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보철물과 치아 사이에 썩은 부위가 좁을 땐 변형된 보철물을 제거하고 충치치료를 한 뒤 새 것으로 갈아 끼운다. 충치가 주변 신경까지 파고든 경우 신경치료를 병행한다. 박 대표원장은 “마모되거나 변형된 보철물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아뿌리까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 온도가 15~50도이면 치아에 아무런 통증이 없지만 이보다 높은 온도의 국물을 마시면 치아가 예민하게 반응한다. 치아가 차가운 바람에 노출된 상태에서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입 속 온도가 급격히 차이나면서 치아에 균열이 생긴다. 그 사이로 음식물이 닿으면 치아가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서 통증이 심할 경우 신경까자 손상됐을 확률이 높다. 박 원장은 “차가운 바람에 스치거나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빨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국물을 먹은 뒤에는 22~24도의 미지근한 물로 양치하는 게 좋다. 양치할 때에는 칫솔로 혓바닥을 함께 닦아준다. 혓바닥 돌기 사이에 국물의 기름 찌꺼기가 끼어 세균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겨울철에는 치아가 예민해지기 때문에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 및 스케일링을 받는다. 교정이나 보철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은 1년에 2~3회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추운 날씨 탓에 어금니를 꽉 무는 행동은 치아와 잇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박 대표원장은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면 구강내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입 안에 세균이 번식하므로 장시간 착용은 삼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