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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추나요법을 1만원에? … 한방치료 급여화 두고 의사·한의사 공방 가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1-20 10:54:05
  • 수정 2016-01-25 16: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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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소화불량 등 30개 질환 한방치료 건보 적용 … 의협 “혈세 수조원 들였지만 한방과학화 요원”

추나요법의 경우 현행 신의료기술평가제도 시행 전 의료기술로 인정돼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심평원 전문평가위원회가 한방물리요법 일부로 비급여로 인정하고 있다.

정부가 한방물리치료와 추나요법 등의 급여화를 추진하자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 등에 대한 비수술치료법인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두고 의사와 한의사 직군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회의실에서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제3차 한의약 육성발전종합계획(2016~2020년)’을 확정했다.

정부는 감기, 암, 기능성소화불량, 대사증후군, 갱년기장애, 난임, 수족냉증, 월경통, 불면증, 치매, 안면신경마비, 비만, 우울증, 견비통 등 30개 질환에 대해 어느 한의원에서나 표준화된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표준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다.
각 질환에 대해 진료지침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3년간 임상연구를 실시하고 지침의 보급, 확산, 관리, 갱신 등을 담당할 표준임상진료지침정보센터도 설치한다.

질환별 포괄수가를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침, 뜸 등 행위별로만 수가를 적용해왔지만 앞으로는 환자가 많은 질환에 한해 질병 단위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또 한약제제에 대한 급여기준을 정비하고 운동요법, 한방물리치료, 추나요법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이와 함께 양·한방 협진모델과 관련 수가를 개발하고 한방진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재활원, 부산대 한방병원 등 3곳 외 국·공립병원 안에 한의과를 설치한다.
첩약(달여 먹는 약) 중심의 약제를 정제약, 짜먹는 약 등 현대화된 한약제제 중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한약제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의료계는 한의학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평가가 우선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서도 한방물리요법과 추나요법 급여화의 안전성·유효성·비용효과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그동안 정부가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를 명목으로 수조원의 혈세를 한의약 발전에 쏟아부었는데도 한방의 과학화 및 표준화는 요원한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검증되지 않은 한방행위 및 약제에 대해 무리하게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고 퍼주기식 지출을 늘리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사총연합는 “정부 발표에 포함된 30개 질환에는 2013년 발표된 표준임상진료지침에 들어간 15개 질환이 포함돼 있다”며 “그동안 총 1조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하고도 수백억원을 또다시 버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최근 한방병원에 척추관절 환자가 몰리면서 위기를 느낀 정형외과 의사들은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추나요법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이에 대한 객관적 검증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급여가 적용되면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에 피해를 입는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정형외과 원장은 “카이로프랙틱처럼 안전성 입증이 덜 된 다른 의료행위에도 급여를 확대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이같은 의료행위를 표방하는 의료기관이 우후죽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나요법은 손가락과 손바닥을 이용해 통증을 잡아주는 비수술 한방치료법이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황제내경’과 ‘황제기백안마십권’에서 처음으로 추나요법과 관련한 중의학 이론체계가 정립됐다. 국내에서는 허준의 ‘동의보감’에 ‘안교·도인·안마’ 등의 명칭으로 소개됐다. 1992년 대한한의사학회 내에 정식적으로 추나분과학회(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설립되면서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받았다.

이 치료법은 크게 ‘추법’과 ‘나법’으로 나뉜다. 추법은 엄지손가락이나 손바닥을 질병이나 상처 난 자리에 손을 대고 힘을 준 상태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밀어 관절 위치를 교정한다. 기를 원활하게 돌게 하고, 어혈을 풀어준다.
나법은 두 손이나 한 손으로 환부를 잡아 당겨 고착된 관절을 열고 서서히 풀어주는 행위다.

추나요법의 경우 현행 신의료기술평가제도 시행 전 의료기술로 인정돼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심평원 전문평가위원회가 한방물리요법 일부로 비급여로 인정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일대를 중심으로 연간 461만건의 추나요법이 실시되고 있다. 1회 진료비는 1만~10만원으로 천차만별이어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차원에서 급여화가 논의돼왔다. 현재 2~3만원 상당의 단순추나(일반추나)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부담은 4000~9000원 가량으로 줄어든다.

척추신경추나학회 및 한방재활의학과학회는 “추나요법은 수천년 간 중의학과 한의학 영역에서 전문기술체계를 형성함으로써 임상치료 효과를 증명해왔다”며 “최근 한의학의 과학화와 추나요법의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EBM(의학적 근거), EBP(시술적 근거)를 확보했으며, 국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학술지 등에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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