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과거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가상현실이 스마트폰과 전용헤드셋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가상현실(VR)헤드셋은 특수렌즈가 삽입된 헤드셋에 스마트폰을 장착시켜 머리에 거치하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자신만의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VR)헤드셋 사용 시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헤드셋을 장시간 착용하면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고 특수렌즈로 인한 멀미, 주위 위험물로 인한 안전사고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VR기기의 무게는 약 250~370g이며, 여기에 약 132~171g의 최신 스마트폰을 거치할 경우 약 400~500g 의 상당한 무게가 된다. 이를 머리에 착용하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되고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이때 목이 받는 하중은 평소보다 5배 이상으로 높아지는데 장시간 지속될 경우 목디스크(경추간판수핵탈출증)를 유발할 수 있다.
허재섭 인천하이병원 부원장은 “평소 C커브 형태인 목뼈는 고개를 숙이게 되면 일자 모양으로 되는데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경추가 받는 하중은 더욱 증가한다”며 “VR헤드셋 사용으로 고개가 숙여지고 여기에 헤드셋의 무게가 더해지면 목뼈 및 인대가 무리를 받게 돼 장시간 지속될 경우 목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목을 15도 숙이면 약 12.2㎏, 60도 숙이면 27.2㎏에 달하는 하중을 받게 된다.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마치 돌덩이를 이고 있는 것과 맞먹는다는 의미다.
고개를 숙이는 행동이 목디스크에 큰 하중을 준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14년 2월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한 연구팀이 19~46세 남녀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태블릿PC를 사용하는 동안 목이 받는 중력의 크기’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기를 무릎에 두고 사용하는 자세가 정면을 보는 자세보다 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VR헤드셋을 사용할 때 고개가 숙여진다고 무조건 목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허재섭 부원장은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 VR헤드셋을 착용할 때엔 몸을 뒤로 젖힐 수 있는 소파나 의자를 쓰고, 목을 받쳐 목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게 좋다”며 “장시간 게임이나 영화를 즐긴다면 사이사이 목 스트레칭을 통해 뻣뻣한 근육을 풀어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