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5월 첫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을 실시한 뒤 최근 100례를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100례 환자는 말기 콩팥병 환자인 최모 씨(54)로 배우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뒤 건강을 회복했다.
기존에는 이식 후 초급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다를 경우 이식이 불가능했다. 최근 이같은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항체주사와 혈장반출술이 개발돼 혈액형이 달라도 혈액형부적합 이식이 가능해졌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가 2009년 5월부터 현재까지 시행한 총 868건의 신장이식수술 중 혈액형부적합 이식의 비율은 11.5%로 5년생존율은 90% 이상에 달한다.
혈액형부적합 이식 환자 중 부부의 비율이 45%로 혈액형일치 이식의 23%보다 2배 가량 높았다. 핵가족화된 현대 가족사회에서 배우자는 당연한 장기 공여자로 고려되지만 과거엔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식이 불가능했다.
혈액형부적합 이식을 받은 환자 중 3분의 1은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고도 감작 환자로 이식을 위해 탈감작 치료를 받았다. 감작은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대해 신체의 면역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면역억제제와 탈감작요법의 발전으로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이 말기 신부전에 대한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5년생존율이 혈액형 일치 이식과 비슷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