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나 과체중이 아닌 사람도 체내 지방량이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신애·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체성분 분석과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검사를 동시에 받은 1003명을 분석한 결과 체중이 정상이어도 지방량이 많으면 혈관 염증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지방량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되는 비석회화 혈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먼저 체성분 분석과 PET-CT검사를 동시에 받은 1003명 중 체질량지수(BMI) 기준 정상 체중인 534명을 선별했다. 이 중 전체 1003명의 상위 33%에 해당하는 지방량을 가진 82명을 ‘정상체중 비만군’으로 정의하고 이들의 대사 및 심혈관 표지자를 ‘정상체중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체중 비만군에서 혈압, 공복혈당, 이상지질혈증 등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ET-CT를 이용해 경동맥에서 측정한 혈관염증도도 정상체중 대조군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계적 보정 결과 정상체중 비만군은 혈관염증도가 높아질 확률이 정상체중 대조군보다 2.9배 높았다.
또 체성분 분석과 심장CT검사를 동시에 받은 354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상체중 비만군은 대조군보다 비석회화 혈전의 발생 위험이 1.46배 높았다. 비석회화 혈전은 혈관 속을 떠돌아다니다 혈관을 막아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강신애 교수는 “체중이나 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에 속해 비만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체내 지방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 동맥경화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체지방량이 많거나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은 이미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식사 및 운동 조절에 신경쓰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심혈관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