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과 백내장은 눈이 노화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40살이 넘어가면 노안이 시작돼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모양체의 기능이 감소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의 초점 변경이 어려워진다.
노안에는 늘 백내장이 쌍둥이처럼 따라다닌다. 실제로 백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이미 노안증상을 동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안은 백내장이 오기 전인 40대 전후에 이미 시작되지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서울 명동역 인근 명동밝은세상안과 이인식 원장은 "노안이 오면 가까운 곳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초점 변화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물체 인지능력과 반사반응이 느려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운전이나 운동을 할 때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안과 백내장이 동반돼 치료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백내장수술 환자는 매년 4% 이상 증가해 2014년 기준 19만명에 달했으며, 발병 연령대는 50~60대 중장년층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안과 병·의원에서 노안수술 건수가 급증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최근 개원 안과에서 시행되는 다초점인공수정체삽입술(일명 노안렌즈삽입술)은 백내장과 노안을 함께 치료하는 회춘수술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자주 헷갈리는 백내장은 눈 속의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질병이다. 백내장이 오면 평소보다 시력이 떨어지며, 특히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서 시력이 심하게 저하된다. 시력 저하는 노안과 백내장 모두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시야가 뿌옇게 변하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높다.
백내장이 부분적으로 발병하면 사물이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날 수 있다.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색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시력이 점점 나빠져 원래 끼던 안경이 눈에 맞지 않게 된다. 수정체 경화도도 심해져 수술 난이도가 높아진다.
이인식 원장은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다초점인공수정체(multifocal IOL)삽입술”이라며 “이 시술은 국소마취 후 수술현미경을 이용해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노안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수술 기법인 초음파유화술로 2.8~3㎜ 크기의 작은 절개창을 낸 뒤 수술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다초점인공수정체의 발전도 최근 시술 건수가 늘고 있는 이유다. 기존 노안렌즈의 단점을 보완한 레스토(Restor)렌즈, 테크니스(Technis)렌즈, 리사(Lisa)렌즈 등은 수술 후 근거리시력은 물론 평상시 시력과 중간시력도 개선한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일반 백내장수술보다 비용이 5~10배 비싼 게 흠이다.
모든 눈이 다초점노안렌즈 시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난시가 심하거나, 망막 또는 황반부 변성이 있어 좋은 시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땐 오히려 단초점 백내장수술이 유리하고 안정적인 결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수술 전 충분한 검사와 상담을 받은 뒤 수술을 결정하는 게 좋다. 이인식 원장은 “20대나 30대의 눈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겠지만 이런 과도한 욕심과 기대만 버린다면 만족스러운 수술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노안, 백내장,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질환을 예방하려면 40대 이후 정기적인 눈 검진과 함께 금연, 금주, 채식 위주 식사, 혈류 개선과 안구건조에 도움되는 오메가3지방산 및 항산화식품 섭취 등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근거리에서 자주 사용하면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 시기가 앞당겨진다. 일반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1분에 15~20회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의 작은 글씨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땐 1분에 5회 정도에 그친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면 눈에 피로가 심해져 노화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