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귀에서만 난청 증상이 나타나는 일측성 난청(single-side deafness)이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일측성 난청을 앓는 영유아 50여명을 분석한 결과 4명이 유전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와덴버그증후군은 청각장애, 감각신경성 난청, 주근깨, 새치,피부색소 변화, 눈 사이가 먼 내안각이소증 등이 나타나는 유전성질환이다. 이전까지 와덴버그증후군 환자에서 드물게 일측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보고되긴 했지만 명확한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병윤 교수는 “일측성 난청을 앓는 영유아는 학습능력과 행동의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며 “아이가 한쪽 귀로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소리를 놓치고 소리나는 방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이가 가족력을 갖고 있거나 부모·형제 중 와덴버그증후군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검사를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합한 청각재활을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생아 1000명 중 1명 비율로 나타나는 일측성 난청은 일반적인 난청에 비해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난청이 있는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오거나 주변이 시끄러우면 잘 알아듣지 못해 성장기 학습이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이 때문에 난청이 있는 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정상 귀로 전달해 양쪽에서 소리를 듣게 만들어주는 ‘크로스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와우(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양쪽 귀에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와우이식술 등 ‘이식형 보청기수술’을 시행한다.
일측성 난청은 그동안 바이러스 감염, 두부 외상, 유전자 변형 등이 발병원인으로 추측될 뿐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