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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도 꿈쩍 않는 하체, 알고보니 질환?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12-28 05:13:38
  • 수정 2020-09-13 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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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부종, 다리에 비정상적으로 지방 축적 … 한국 등 아시아에선 희귀, 미국엔 110만명 환자
지방부종은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일종의 유전질환으로 종종 고도비만이나 림프부종으로 오진되기도 한다.열심히 다이어트했는데도 사이즈 변화가 전혀 없다면 좌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체질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밝혀진 사례가 있어 화제가 됐다. 미국 여성 코트니 미나 씨는 지난 8월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자신이 최근 지방부종(lipedema) 환자임을 알게 됐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히 적어낸 글을 기고해 화제가 됐다. 

“어릴 적부터 다리가 굵었지만 사춘기 무렵엔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허벅지만 굵은 게 아니라 허벅지-종아리-발목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구분 없이 비대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플러스 사이즈(과체중)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신체 비율에 맞지 않을 정도로 굵은 다리는 그녀의 콤플렉스가 됐다. 

미나 씨는 “어떤 다이어트에도 다리만큼은 꿈쩍하지 않았다”며 “혹독한 다이어트로 사이즈를 줄였지만 배, 등, 가슴, 얼굴의 살만 빠지고 다리는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야 내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굵은 진짜 이유를 알게 돼 이를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부종은 말 그대로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질환이다. 다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성 장애로, 다리(가끔은 팔도 같이)에 지방조직이 뚜렷한 패턴으로 축적되게 만든다.

지방부종은 유전되는 만성질환으로 특별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지만 대부분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나 씨처럼 사춘기에 시작돼 임신 후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는 드물지만 미국에는 110만명의 환자가 있다. 보통 양쪽 다리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양상을 보이며 압통과 멍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지방부종은 대사성질환으로 호르몬 및 영양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에 환자가 드물어 의사들조차 잘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종 고도비만이나 림프부종으로 오진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부종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 엉덩이부터 축적되기 시작하는 기둥형(column )과 다리 아래부터 지방축적이 이뤄지는 열편형(lobar)으로 분류된다. 부은 곳을 누르면 아프고, 살짝만 부딪혀도 멍이 잘 든다. 국내서는 보통 35세 전후로 진단받고 일반적인 비만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적잖다. 

심 병원장은 “지방부종은 주로 다리에 양측성으로 유발된다”며 “초기에는 오렌지 껍질처럼 셀룰라이트가 보이며 증상이 악화되면서 다리가 원통형으로 변하며 피부가 고무같이 질긴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손으로 피부를 밀면 피부 아래로 덩어리 같이 뭉친 게 만져지기도 한다. 이어 “지방부종은 겉으로 봤을 때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환자들은 발목이 붓고 부기가 빠지지 않는 느낌에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다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지방부종은 림프부종과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구별하는 게 어렵다. 미묘한 형태 차이로 분간할 수 있다. 림프부종은 부기가 있어도 발목, 무릎의 피부주름이 잘록하게 들어가 있다. 하지만 지방부종은 발목, 무릎의 주름까지 일자로 붓는 양상을 보인다.

또 양 다리의 부종 정도가 달리 나타난다. 림프부종은 양 다리에 모두 증상이 있어도 다리별로 부종 정도가 다르다. 반면 지방부종은 양 다리가 같은 속도와 정도로 부종이 진행된다. 

림프부종은 발등이 심하게 붓지만 지방부종은 그렇지 않다. 초기 림프부종은 부은 곳을 손으로 누르면 피부가 쑥 들어갔다가 나오는 함요현상을 보이지만 지방부종은 이같은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피부를 눌렀을 때 압통을 호소하는 지방부종과 달리 림프부종은 눌러도 큰 통증이 없다.

치료로는 △도수 림프 흡수 마사지 △압박스타킹 착용 △운동치료 △비만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심한 경우 부분적인 지방흡입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심영기 병원장은 “지방부종으로 축적된 지방조직은 일반적인 다이어트나 운동만으로 제거할 수 없어 병원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며 “수술로는 조직을 줄일 뿐 완전히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기에는 도수치료나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더 심하면 지방흡입수술로 증상을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 심 병원장은 “한국엔 아직 지방부종 환자가 드물지만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부족이 지속되면 환자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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