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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렛 ‘요실금, 최악의 경험’ … 출산여성 40% 겪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12-23 19: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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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온 떨어지며 교감신경 활성화, 근육수축력 떨어져 … 가장 흔한 양상은 ‘복압성’

케이트 윈슬렛. 출처 영화 ‘대학살의 신’ 스틸컷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출산 후 요실금 증상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달 영국 연예매체 ‘피플’에서 “요실금 증상 때문에 트램펄린에서 더이상 뛰놀지 못한다”며 “두 명까진 괜찮았는데 셋째 아이를 낳고선 증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낳은 사람은 이 기분이 어떤지 알 것”이라며 “최악의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요실금이 심해져 ‘화장실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이 적잖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에 접어들면 요실금으로 진료·수술받으려는 환자가 연평균보다 30% 이상 늘어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의 경우 출산한 여성의 약 40%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은 노화, 폐경 등 호르몬 변화, 출산, 심인성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난다. 골반 아래쪽에 위치한 골반 저근육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여성은 요도 길이가 3~5㎝로 남성(25~30㎝)의 5분의 1에도 못미칠 정도로 짧아 신체구조상 남성보다 요실금이 나타나기 쉬운 구조”라며 “특히 임신 및 출산을 겪으면서 요도와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이 손상돼 20~30대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그는 “요실금은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근육수축에 영향을 미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근육수축력이 떨어져 괄약근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거나, 방광 압력이 높아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례를 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겨울철에 땀 분비량이 줄고 소변량이 늘어나고 운동량이 줄어드는 점도 원인이다.

요실금은 여성 환자가 대다수이지만 수치심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2012년 요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2만8724명, 이 중 여성이 12만659명으로 나타났다.

요즘엔 임신 및 출산을 겪으면서 요도와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이 손상돼 20~30대에도 요실금을 겪는 사람이 적잖다. 이밖에 다이어트 목적의 격한 운동, 스트레스, 커피·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음료수, 담배 등이 요실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요실금은 증상에 따라 복압성, 절박성, 일류성 등으로 나뉜다. 두가지 종류의 성격이 섞인 것은 복합성 요실금으로 본다.

복압성은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과 요도괄약근이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80%가 해당된다. 줄넘기·조깅을 하거나, 하품·기침을 하거나, 계단을 내려가는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여성은 다른 부위는 말라도 배만 볼록 나오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 복압성 요실금이 유발되기 쉽다. 신용덕 원장은 “복부비만은 복압을 높여 요실금을 유발·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지방세포가 근육 사이에 위치해 근육강도를 약화시키는 게 문제가 되는 만큼 적정 체중를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신 원장은 “배변시 배에 힘을 주는 행위는 방광압력을 높여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물을 많이 섭취해 만성변비로 인한 복압이 증가하는 것을 낮춰주면 요실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절박성은 갑자기 소변을 참기 어려워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수하는 증상이다. 과민성방광·뇌졸중·다발성경화증·알츠하이머병·신장결석·당뇨병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때 유발된다.

일류성은 방광에 가득 찬 소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요도를 통해 나오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5%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전립선비대증, 척수손상, 말초신경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병 등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 요도를 조이는 약물을 복용해도 같은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요실금은 정도에 따라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분류되며 상대적으로 증상이 미약한 경증이나 중등증일 때에는 약물요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약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중증이라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약해 수술치료가 효과적이다. 반면 절박성은 약물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교감신경작용제를 이용하며, 골반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방광근육 수축력을 높이는 약물을 병용한다.

요실금수술은 과거엔 하복부절개·질벽절개·복강경 등으로 이뤄졌만 최근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해 출혈정도·통증을 경감한 슬링수술(테이핑수술)이 선호되는 추세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자가 복직근막을 떼어내 요도를 받치고 이 근막을 실로 연결, 배꼽 밑으로 묶어 요실금 증상을 개선한다.

신용덕 원장은 “복압성 요실금은 슬링수술로 95% 이상 교정될 수 있다”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바로 증상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직후 환자를 침대에 앉혀 기침을 시키는데, 이전과 달리 소변이 새는 증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약물치료·수술을 받았다고 끝날 게 아니라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빠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화장실 가는 간격을 3시간 정도로 유지하는 ‘방광훈련’을 실시한다. 1주일에 15~30분 정도 배뇨간격을 연장해 2~3시간마다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배뇨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중 배뇨시간, 배뇨량, 배뇨횟수, 수분섭취량 등을 기록한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상황이라면 배뇨시각을 기록한 다음 점차적으로 간격을 늘려준다.

평소 케겔운동 등 규칙적인 골반근육운동을 시행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다만 환자 개인의 골반저근 강도 및 특성을 고려해 시행해야 한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적정 강도로 꾸준히 운동한다. 골반근육운동을 실시한 요실금 환자의 60~80%에서 증상이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3~6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알코올, 탄산음료, 커피, 신 주스 및 과일류, 초콜릿, 꿀, 설탕, 유제품 등 방광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물은 섭취를 제한하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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