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전립선 상피내종양의 유전자변이 과정이 최초로 밝혀졌다. 정연준·이석형 가톨릭대 의대 가톨릭인간유전체다형성연구소 교수팀(공동 제1저자 정승현 가톨릭대 암진화연구센터 박사)은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종양을 가진 환자의 종양 게놈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분석해 전립선암의 시작과 발생의 유전적 진화과정 전체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 대부분의 전립선암은 유전적인 측면에서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서 발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전립선세포는 전립선 상피내종양으로 변이된 뒤 전립선암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으로 진행되면서 여러 변이가 진행되는 과정은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암으로 분류되지 않는 전립선 상피내종양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종양을 동시에 가진 가족력이 없는 남성 환자(평균나이 66.5세) 6명의 전립선 종양조직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반의 전장엑솜염기서열해독법(Whole exome sequencing)으로 분석했다. 정밀한 추적을 위해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종양의 위치별로 유전자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립선암과 연관된 8가지의 유전자(FOXA1, SPOP, KDM6A, KMT2D, APC, HRAS, CYLD, MLLT4)를 발견했다.
전립선 상피내종양의 돌연변이 수는 전립선암보다 현저히 적었다. 하지만 전립선 상피내종양과 전립선암 모두에서 ‘FOXA1’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전립선암 진행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번과 8번 염색체의 증폭이 조기에 전립선 상피내종양 발생을 견인하는 인자임을 확인했다. 아울러 SPOP, KDM6A, KMT2D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립선 상피내종양에서 전립선암 진행에 특이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부분의 전립선암이 유전적인 측면에서 전립선상피내종양에서 발전된 것을 확인한 결과다.
정연준 교수는 “그동안 전립선암이 전립선 상피내종양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정황은 있었지만 어떤 유전자변이가 전립선암으로의 변이를 견인하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로 전립선 상피내종양은 유전적으로 전립선암의 직계후손(Direct descendants)이라는 점과 FOXA1 등 유전자의 변이가 전립선암으로의 변이를 견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전립선암 발생이 급증해 원인과 발병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더 검증하고 생물학적기능을 분석하면 조기전립선암 진단법 및 새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의 생식기관인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국내 남성 10대 암 중 발생률 5위를 기록 중이다. 전체 남성암 발생의 8.2%를 차지한다.
서양에서는 남성암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한국인은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지원센터인 가톨릭대 암진화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결과는 비뇨기과 분야 최고 학술지인 ‘유럽비뇨기과학(European Urology, IF = 13.938)’ 12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