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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농도 높을수록 급성심정지 위험 증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2-15 17:43:50
  • 수정 2015-12-21 0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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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지농도 10㎍/㎥ 증가시 발생률 1.3% 늘어 … 농도 안전기준 상향해야

오세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최근 중국발 스모그로 국내에서도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초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급성심정지와도 연관된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급성심정지는 심장박동이 중지해 사망하는 것으로 심장질환 환자는 물론 평소 건강한 사람에서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6~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급성심정지 2만1509건을 당일 초미세먼지 농도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수록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3% 늘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당일보다는 1~2일 뒤에 질환 발생위험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보다는 남성, 젊은 사람보다는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 정상인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초미세먼지에 따른 급성심정지 위험이 높았다.

국내에서는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연평균 25㎍/㎥, 일평균 50㎍/㎥로 삼고 있다. 즉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이하인 날은 대기오염 수준을 ‘보통’으로 본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연평균 10㎍/㎥, 미국의 환경 기준인 1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번 연구에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이상인 날은 10㎍/㎥ 이하인 날보다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3%나 증가했다. 심지어 10~15㎍/㎥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농도에서도 급성 심정지 위험이 10㎍/㎥ 이하인 날보다 높았다.

오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입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미만으로 매우 작아 호흡기뿐만 아니라 혈관으로도 흡수돼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을 일으있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서울에서 발생한 급성심정지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지금까지 국제 학계에 보고된 관련 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급성심정지는 발생 시간과 방식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조증상이 있더라도 매우 짧아 발견이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연간 2만5000~3만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주요 원인으로 급성심근경색을 포함한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심부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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