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모 10명 중 1명 만성화 …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BMI 등 위험인자 규명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임신성 고혈압이 만성화되지 않으려면 산전 체중을 조절하고 금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신성 고혈압은 단백뇨의 동반 없이 임신 주수 20주 후 혈압이 수축기 140㎜Hg, 확장기 90㎜Hg 이상인 경우다. 산모의 임신중독과 태아의 발육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하지만 대부분 출산 후 12주가 지나면 상승한 혈압이 정상범위로 내려가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산모 10명 중 1명은 출산 후에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중 발생한 고혈압이 만성화돼 평생 건강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황지원 임상강사 연구팀이 2005~2012년 임신성 고혈압을 진단받고 출산까지 마친 산모 600명을 분석한 결과 △높은 체질량지수 △임신성 고혈압이 이른 시기에 나타나고 장기 부전이 동반된 경우 △흡연력 등이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600명의 산모를 출산 후 만성적인 고혈압으로 이어진 산모(41명)와 정상혈압을 되찾은 대조군(559명) 등 두 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만성 고혈압군과 대조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에서 나타났다.
만성 고혈압군의 BMI는 23.98(㎏/㎡)로 대조군21.87(㎏/㎡)에 비해 다소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당시 체중이 증가한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그 만큼 더 높다는 의미다.
임신성 고혈압이 임신 20주 이전에 발병하며 장기부전을 동반하는 경우도 만성 고혈압과의 연결고리 중 하나로 지목됐다. 만성 고혈압군은 이같은 경우가 전체 41.5%(17명)을 차지한 데 반해 대조군에서는 14명(2.5%)에 불과했다. 이밖에 두 군의 흡연력 또한 각각 4.9%(2명), 0.5%(3명)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박성지 교수는 “이들 위험인자를 복합적으로 가진 산모의 경우 고혈압이 만성적으로 전환될 위험이 더 높다”며 “산모는 물론 의료진이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관리해야 이같은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메디슨’(Medicine, IF 5.723)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