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스케이트, 스노보드, 눈썰매 등 겨울철 야외스포츠는 늘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영하의 낮은 기온에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돌에도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잠시만 방심해도 크게 미끄러져 골반, 허리, 손목 등을 다치기 쉽다.
척추·관절 분야 전문의들은 겨울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잘 넘어지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잘 넘어져야 하는 최대 이유는 손목부상 방지다. 보통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목에 체중을 실어 몸을 지탱한다. 이 때 손목관절에 무리가 가면서 연골과 인대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배주한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소장은 “충격으로 손목관절을 지탱하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면 손목 부위가 퍼렇게 멍들고 통증, 부기, 시큰거리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며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면 손목골절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 및 치료받아야 후유증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목이 골절되면 손을 전혀 쓸 수 없고 움직일 때 뼈를 비비는 느낌이 든다. 간혹 손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경우 넘어지는 순간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실리게 하면서 주저앉으면 손목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보드의 경우 스키처럼 몸을 지탱할 수 있는 폴이 없어 손목을 짚는 경우가 많다. 뒤로 넘어질 것 같을 땐 손목을 가슴에 모으고 엉덩이쪽으로 체중을 이동해 주저앉으면 된다. 일어설 땐 손바닥보다 주먹을 쥐고 몸을 일으킨다.
준비운동은 큰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 탓에 근육이 이완되는 속도가 더뎌 평소보다 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제자리뜀뛰기와 온몸털기 등은 체온을 높여 부상 예방 효과가 높다.
배주한 소장은 “제자리뜀뛰기는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빠른 시간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된다”며 “단 지나치게 높이 뛸 경우 무릎인대와 관절이 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몸 앞으로 두 팔을 길게 뻗고 살짝 주먹을 쥔 채로 손을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려주고, 손을 바깥쪽으로 꺾는 스트레칭은 손목부상 예방에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