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의 기본 치료제로 권고되는 흡입스테로이드의 처방률이 수년째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1월 흡입스테로이드 처방을 늘리기 위해 ‘국내 천식 임상진료지침’이 의료현장에 보급됐지만 처방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김상혁·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3~2010년 천식으로 병원을 방문한 62만4309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 호흡곤란, 기침, 거친 숨소리 등을 발작적으로 일으키는 질환이다.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원인이다.
국내 천식 진료지침은 알레르기염증 반응에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 입으로 들이마시는 흡입스테로이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천식 임상진료지침 보급 전 천식 환자의 흡입스테로이드 처방률은 13.3%(36만8193명 중 4만8808명)에 그쳤고 지침 보급 후에도 16.4%(25만6116명 중 4만1935명)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경향은 1차 의료기관에서 두드러졌다. 1차 의료기관의 처방률은 지침 보급 전 7.8%에서 지침 보급 후 10.6%로 올라갔으나 절대치가 낮았다. 2차 의료기관은 보급 전 19.3%에서 보급 후 21%로, 3차 의료기관은 전 43.1%에서 후 48.9%로 갈각 향상됐다.
1차 의료기관은 국내 천식 환자 치료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대상 환자의 81.7%가 1차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1차 의료기관의 낮은 처방률이 흡입스테로이드의 적정 사용을 저해하는 이유다.
김상혁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흡입스테로이드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임상진료지침을 개발 및 보급했지만 처방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흡입제 심사기준 탓에 의사들이 처방을 꺼리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의 경구약 선호와 흡입제에 대한 거부감도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조비룡 교수는 “의사의 흡입제 처방을 활성화하고 환자의 흡입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려면 정책적 지원과 홍보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