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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완전정복 현실화될까 … 3세대 면역항암제 경쟁 돌입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11-30 00:55:12
  • 수정 2020-09-13 2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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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적항암제, 내성 생겨 치료효과 감소, 전이암 치료 한계 … 흑색종치료제 키트루다·옵디보·여보이 경쟁
3세대 면역항암제는 2세대 표적항암제보다 적용 가능한 범위가 넓고 효과가 크며 각종 부작용 위험이 적다.각종 진단 및 수술기법의 발전은 ‘암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라는 인식을 조금씩 바꾸는 계기가 됐다. 특히 80여년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1세대 화학항암제는 암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암세포가 아닌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구토, 설사, 오한, 탈모, 골수 독성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켰다.

1997년 처음 등장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즉 암세포 특유의 신호전달 과정을 ‘정밀타격’ 형식으로 차단해 암의 사멸을 유도한다. 암세포와 함께 정상 세포도 ‘무차별 포격’ 식으로 죽이는 기존 항암제보다 구토와 탈모 등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우수하다.
표적항암제는 소분자 표적항암제와 단클론항체 표적항암제로 구분된다. 분자량이 작은 소분자 치료제는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 반면 항체 성분으로 구성된 단클론항체는 분자량이 커 정맥주사로만 투약할 수 있다. 
표적이 되는 생체물질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암세포로 이어지는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는 것을 ‘신호전달억제제’,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신경혈관을 억제하는 것을 ‘신생혈관억제제’로 갈린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도 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사용 가능하고, 치료제 내성이 생긴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같은 암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모두 표적인자를 가진 게 아니어서 환자에게 표적인자가 없다면 표적항암제의 암치료 효과는 거의 없는 것과 같다. 또 전이암 치료에서 한계를 나타낸다.

암은 면역세포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단백질을 생성한다. 표적항암제가 억제하는 표적 대상 단백질 중 하나인 인슐린유사성장인자수용체(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 사멸, 전이, 항암제 내성을 매개하는 중요한 신호전달 단백질이다. 이에 따라 IGF-1R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됐지만 이 제제도 내성이 생기는 탓에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이호영 서울대 약학과 교수는 “표적항암제를 주입해 IGF-1R단백질의 신호전달이 차단되면 일종의 보상원리로 신호전달 단백질 스타드3(STAT3)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IGF2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한다”며 “IGF2단백질은 종양세포 주변 세포들이 종양세포로 모여들어 상호작용하도록 유도하는 매개체로, 모여든 세포들은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을 촉진해 전이암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표적항암제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항암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을 받는 게 3세대 치료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인 ‘T-CELL’을 조절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보다 효과가 크고 오래 지속되며 전이암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체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나 새로운 물질을 공격하는 것을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면역체계가 가동되면 암세포도 방어 단백질(PD-L1)을 생성해 면역세포(T세포)의 공격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몸의 면역체제가 무너지면 암세포가 급증하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
면역항암제는 바로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방해하기 위해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과 면역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작용을 차단한다. 인체 면역세포가 종양세포를 보잘 인식하고 싸우도록 돕는 셈이다.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화학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없고, 특정 유전자 변이에 구애받지 않아 표적항암제보다 적용 가능한 범위가 넓다. 

1996년 제임스 엘리슨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교수 등은 표적항암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이용한 면역치료제 개발에 착수했고 최근 제약업계에서도 관련 연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아직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은 많지 않다.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분야는 흑색종암, 신장암·방광암·두경부암, 폐암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뇌종양, 간암, 유방암, 위암 등 30여종 암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는 흑색종치료제인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BMS제약과 오노약품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 등 3가지다.
특히 옵디보는 흑색종 외에도 비편평형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키트루다는 편평세포와 비편평세포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머지않아 폐암 치료에도 3세대 면역항암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키트루다는 인체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비활성화시키기 위해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PD-L1)과 면역세포의 단백질(PD-1)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T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고 억제하도록 돕는다.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진행성 흑색종에 대한 혁신적치료제로 지정됐다.
방영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는 혁신적 치료법으로 여러 암종에서 치료효과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 요법은 일부 환자에서는 큰 부작용 없이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중요한 강점을 보여주고 있고, 더 많은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옵디보는 PD-1과 결합해 PPD-L1 및 PD-L2 사이의 상호작용을 차단해 T세포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인간형 항 PD-1 단일클론항체다. 여보이도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성화를 돕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T세포의 CTLA-4 단백질과 결합해 T세포가 무력화되는 것을 막고 T세포의 증식을 활성화한다. 
강진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흑색종은 대부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환자가 수술이 불가한 상태로, 환자들에게 기존 약물 요법은 효과가 미미해 적절한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 등에서 흑색종뿐만 아니라 여러 암종에 대한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가 보고돼 다양한 암종 환자에게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단독요법 및 병용요법이 발전하면 암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보통 2~3주에 1회씩 치료가 필요한데 투여 횟수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는 상태다. 1회 치료에 약 수백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항암제를 언제까지 얼만큼 맞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설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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