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안이나 바깥으로 혈관 덩어리가 돌출되는 치핵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2009년부터 매년 0.8%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은 치핵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관련 진료인원이 2009년에 비해 약 2만7000명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남성은 2009년 약 31만7000명에서 지난해 33만8000명으로 약 2만1000명(연평균 1.3%) 늘었고, 여성은 같은 기간 동안 31만2000명에서 31만8000명으로 약 6000명(연평균 0.4%) 증가했다.
홍영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는 “치핵은 노화현상 중 하나로 항문 주위의 혈관이 잘못된 배변습관, 복압 증가 등으로 확장돼 출혈이 나거나 항문관으로 탈출되는 증상”이라며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고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나이가 들수록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약 1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3만6000명, 30대 12만8000명 순이었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지만 20대와 80대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치핵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변화를 살펴보면 남성은 60대가 1893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70대(1821명), 50대(1724명), 30대(162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지만 20대는 여성이 1580명으로 남성보다 1300명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치핵 관련 진료비는 2009년부터 연평균 2.0% 증가했다. 지난해 관련 건강보험 진료비는 2374억원으로 이중 입원 진료는 1736억원, 외래 479억원, 약국 160억원 등이었다.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는 총 1835억원이었다.
치핵은 항문 및 하부직장 주변에 돌출된 혈관 덩어리로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항문관 내 발생하며 통증이 없다. 피가 나거나 배변시 돌출되는 게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외에 항문주위 피부 변화나 잔변감을 느낄 수 있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 발생하며 민감한 피부로 덮혀 있고 만성화되기도 하며, 급성으로 혈류가 패색돼 혈전을 형성하기도 한다. 만성 외치핵은 강한 부종이나 염증을 초래해 통증을 보이지만 대부분 증상 없이 피부 늘어짐 등이 나타난다. 혈전성 외치핵은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심하게 아프다. 단단한 덩어리처럼 만져지며 피가 난다. 외치핵은 내치핵과 연속된 혼합치핵 형태로 많이 보인다.
치핵은 의사의 시진 및 수지 진찰로 진단할 수 있다. 항문경 및 직장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항문암, 직장암 등과 감별진단 하기 위해 결장경 혹은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치핵을 예방하려면 섬유질과 수분의 섭취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가지며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즉시 배변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배변 시 과도한 긴장을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