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진통으로 병원을 찾는 임신부가 최근 4년 사이 8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조기진통’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10년 1만8000명에서 2014년 3만2000명으로 77.8%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간 진료비는 126억원에서 294억원으로 2.3배 증가했다.
공단의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분만 여성 1000명 당 조기진통 진료인원은 2010년 39.4명에서 2014년 77.5명으로 연평균 18.4% 씩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9세 이하가 95.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0~34세 78.4명, 35~39세 74.5명, 40세 이상 74.8명 등으로 1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기진통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0년 126억원(공단부담금, 98억원)에서 2014년 294억원(공단부담금, 23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4년 총진료비에서 공단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8.3%이었으며, 입원의 경우 79.3%로 나타났다.
조기진통은 임신 37주 이내에 진통이 나타나고 규칙적인 배 뭉침이 있으면서 자궁경부의 변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골반에 압력감이 있거나 심한 생리통 같은 통증, 질 출혈이나 질 분비물, 허리 통증 등도 조기 진통과 관련이 있다.
조기진통은 다태아 임신이나 양수과다증, 태아가 큰 경우에 발생하는 경향이 크다. 임신성 고혈압, 태반 조기박리, 산모의 영양부족, 물리적으로 배를 심하게 부딪친 경우, 산모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등이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부나 태아가 감염돼 균들이 조기진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김의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산부인과 교수는 “신생아 사망과 이환(질병에 걸림)의 가장 큰 원인이 조산”이라며 “당장은 가짜 진통이라고 하더라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진짜 진통으로 발전돼 조산이 될 수 있는 만큼 입원·관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조기진통이 나타나면 입원해서 상태를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산모의 나이가 어린 경우 자궁을 비롯한 신체적 조건의 미성숙과 함께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 접근이 떨어지고 영양 섭취 등에 문제가 있어 조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원인을 모르면 보존적 치료나 약물치료를 하면서 관찰할 필요가 있고, 분만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며 “원인이 명확한 경우 양수를 감소시키거나,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경부를 묶어주는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