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코를 파는 것은 지극한 당연한 현상이다. 무엇이든 손으로 만지거나 손가락을 여기저기 넣어보기 마련인데, 콧구멍은 손을 대기에 편한 부위여서 코를 자주 파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 성장한 뒤에도 자꾸 코를 파거나, 콧구멍을 벌름거리면서 킁킁거리는 소리를 낸다면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보통 코가 막히면 코를 파거나 벌렁거리게 된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가 막힐 수 있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먹이고 따뜻한 물수건을 코에 대주면 증상이 개선된다. 감기 등으로 코가 막혔을 땐 식염수를 몇 방울 넣거나 코를 풀면 된다. 이같은 방법으로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고 코를 파거나 벌렁거린다면 비후성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이비인후과 전문 강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의 정도광 원장은 “비후성 비염은 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생기는 만성비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쪽 콧구멍이 교대로 막히고 밤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가락을 코를 자주 파면 콧속에 세균이 들어가고 코를 킁킁거리다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 급성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잠버릇으로 오해하기 쉬운 코고는 습관이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코골이는 코, 목젖, 편도 등이 부풀어올라 숨쉴 때 공기가 기도를 잘 통과하지 못하거나 기도가 막혀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아데노이드비대증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코 속 깊숙이 위치한 인두편도인 아데노이드가 과도하게 커지면서 호흡을 방해해 코를 골거나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겪게 된다. 주로 3~4세 아이에서 발생하며 7세 이후 증상이 저절로 완화된다.
같은 병원 이진석 이비인후과전문의는 “아이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에 방해가 되고, 코를 심하게 골면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두뇌 발달이 저해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코를 고는 아이가 그렇지 않는 아이에 비해 주의력결핍이나 과잉행동장애 위험이 두 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거나 가까운 이비인후과병원을 찾아서 치료하는 게 현명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