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당 9만원’에 혹해 찾아갔더니 중저가 필러 사용 유도 … 유명 필러사 “해당 병원에 납품 한적 없어”
최근 성형외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명회사 필러를 ‘미끼상품’으로 내세워 환자를 유인하고 정작 실제 쓰는 필러는 중저가 제품인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강남구 K모 성형외과는 G사의 필러 제품을 인터넷에 의료계 최저가인 9만원에 선보였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더 저렴한 제품을 쓰도록 유도하면서 G사 제품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직장인 이모 씨(30)는 최근 필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알아보던 중 외국산 G사 필러를 0.5㏄ 당 9만원에 할인 시술한다는 이벤트를 보게 됐다. 파격적인 가격에 즉시 이벤트를 신청해 내원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해당 상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맞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꾸준히 G사 제품으로 필러를 맞던 이 씨는 제안을 거절하고 병원을 나섰다. 이 씨는 “평소 G사 필러를 맞는 것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이벤트를 한다기에 기대가 컸지만 미끼상품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필러 업계 관계자는 “해당 병원의 필러 이벤트는 원가를 감안하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가격”이라며 “정상적인 거래병원에서는 이런 가격으로 시술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기자가 G사에 문의한 결과 K 성형외과에 납품한 기록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G사는 K 성형외과가 자사의 쓴다고 광고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
물론 K 성형외과 이벤트 페이지 후기란에는 분명 G사의 제품으로 필러를 맞았으며 ‘정품 정량을 눈 앞에서 확인시켜 줘 믿음이 갔다’고 적은 고객도 몇몇 있었다.
이에 대해 G사 관계자는 “K 성형외과가 당사 제품으로 시술한 것은 아마도 친분이 있는 다른 의료기관 등으로부터 몇가지 제품을 얻어와 공유했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하지만 회사에서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본사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것으로 판단해 해결 과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