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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질병에 강하고 맛 좋은 외유내강형 과일 ‘감’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10-30 13:54:36
  • 수정 2020-09-13 20: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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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특산 과수, 서양서는 안먹어 … 부유단감이 전국 재배량의 70%
맛있는 단감을 키우려면 토양에 맞는 퇴비, 적당한 일조량, 적절한 가지치기 등 3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사과, 포도 등과 함께 한국 3대 과일로 꼽히는 감은 외유내강형 과일로 꼽힌다. 감나무는 다른 과실나무에 비해 비교적 추위 및 질병에 강하고 특별한 관심을 주지 않아도 열매를 맺어 재배하기 쉽다. 특히 재래종은 신품종보다 더 강한 생존력을 갖고 있다.

감은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단감의 당분은 대부분 흡수가 빠른 형태의 단순당으로 이뤄져 있다. 단순당은 피로를 빠르게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C까지 함유해 피곤할 때 제격이다.

감은 쌍떡잎식물 감나무목 감나무과 감나무의 열매로 한반도에서는 신생대 제3기 지층에서 감나무 화석이 발견된 사실로 볼때 인류가 한반도에 출현하기 전부터 감나무가 자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질적으로 인류가 감나무를 개량, 식용화한 것은 기원전 3000~4000년 무렵인 것으로 예상된다. 감나무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중북부지방, 일본 등에서 재배하는 동아시아 특산의 과수다. 6세기 경 저술돼 현존하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농업기술서적 ‘제민요술(齊民要術)’에 감나무 재배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이 실려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는 1138년 고려 명종때 단감 재배에 대한 기록이 처음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감나무속에 속하는 식물은 400여종으로 낙엽성, 상록성, 관목성, 교목성 등으로 구분된다. 대부분 열대·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자란다. 이 중 과수로 이용되는 것은 10여종으로 돌감나무, 고욤나무, 감나무 등이 있다. 재배가치가 가장 높은 게 감나무다. 감나무의 학명은 Diospyros kaki이며 영어로는 persimmon으로 부른다. 주산지는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 서양에서는 감을 거의 먹지 않는다.

성재희 아름드리농장 대표는 “과일이 본래 무조건 크다고 맛있는 게 아니듯 감도 마찬가지”라며 “진주에서 주로 키우는 부유단감의 이상적인 중량은 220~225g으로 한국 과일 인증 기준인 ‘탑프루트’에서 제시하는 단감 인증 당도인 14.5브릭스보다 높은 16.8브릭스 정도로 맛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맛있는 단감을 키우려면 토양에 맞는 퇴비를 뿌리고, 적당한 햇빛량이 들며, 적절한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은 크게 단감(astringent persimmon)과 떫은감(nonastringent persimmon)으로 나뉜다. 한국의 재래종은 대부분 떫은감이고 현재 재배되고 있는 단감은 모두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이다. 
맛과 갈반 형성정도에 따라 완전 단감(pollination constant non-astringent, PCNA), 불완전 단감(pollination variant non-astringent, PVNA), 불완전 떫은감(pollination variant astringent, PVA), 완전 떫은감(pollination constant astringent, PCA) 등으로 세분화된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단감은 부유, 차랑, 태추, 신추, 조추, 서촌조생, 상서조생 등이 있다.
부유(富有)는 일본 기후현이 원산지이며 국내에는 1910년경 도입됐다. 과즙이 많아 식미가 우수한 편이다. 수확기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이며 저장할 과실은 서리 오기 직전 수확해 저장한다. 저장성이 강하므로 저온저장 시 4~5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 연평균 기온이 13도인 지역이 최적의 재배지다. 국내 단감 재배면적의 70% 이상 차지한다. 
차랑(次郞)은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19세기 중엽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숙기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으로 과중은 230g이다. 당도는 부유보다 높지만 저장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전남 순천·광양 등에서 주로 재배한다.
태추(太秋)는 일본 과수시험장에서 개발한 것으로 1994년 품종으로 등록됐다. 숙기는 10월 중순으로 부유보다 빠르며, 크기는 280~350g으로 극대과에 속한다. 배와 같이 아삭한 식감을 가졌지만 오염에 취약하고 조기 낙과가 잘 일어난다. 수확철 과실이 급격하게 커질 경우 당도가 떨어질 수 있어 적당한 시기에 수확해야 한다.
신추(新秋)는 1990년 등록된 것으로 크기는 210~250g 이며 당도가 16~17브릭스로 매우 높다. 과피색이 황등색이다. 품질의 균일도가 떨어지고 과피가 흑갈색으로 오염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이같은 단점은 하우스재배를 할 경우 줄어든다. 내병성이 강해 문제되는 병해충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조추(早秋)는 1988년 육성된 품종으로 과중은 250g이다. 육질은 약간 연하며 치밀하다.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것은 떫은 맛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 연평균 13도 이상인 지역에서 재배를 추천한다. 탄저병에 약해 정기적으로 농약을 쳐줘야 한다.
서촌조생(西村早生)은 일본 사가현에서 개발돼 국내에는 1968년에 도입됐다. 품질은 좋지 않지만 숙기가 바른 조생종 중 하나다. 과실 크기는 190~200g 이며 당도는 15브릭스 내외다. 성숙기는 9월 하순으로 추석 무렵에 수확이 가능한게 장점이다. 저장성과 수송성이 높아 유통과정에서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상서조생(上西早生)은 1986년 등록된 품종으로 크기는 220~260g으로 서촌조생보다 크다. 당도는 15~16브릭스로 떫은 맛이 전혀 없는 완전단감이다. 식감은 부유와 비슷하다. 숙기는 10월 상중순이다. 수확 직전까지 고온이 지속되면 착색이 지연되고 녹반증이 발생해 산간 경사지에서 재배하는 게 좋다. 비가 많이 오면 품질이 쉽게 떨어진다.

단감은 연평균 13도 이상의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다. 생육기(4~10월)에는 19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전남, 경남, 제주 지역이 재배 적지다.
떫은감은 연평균 10도 이상이면 쉽게 자란다. 생육기도 단감보다 낮은 16도만 유지되면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남한에서는 어디든지 쉽게 떫은감이 자란다.

재래감들은 거의 대부분 떫은감이며 우리나라에서 완전한 개량·육성이 이루어진 거의 유일한 과수이다. 형태·육질·크기·성숙시기·용도·지역명 등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형태에 따라 쟁반처럼 납작한 반시(盤枾 경북 경산시 고산면과 청도군), 둥근 모양의 둥시, 상투 모양의 상투감, 고둥을 닮은 고동시, 화분 모양의 분시(盆誇),둥근 형태의 원시(圓誇),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둥시와 거의 같은 이름이 두리감, 월하시이다. 월하시(越河枾)는 달(月)이 강(河)에서 떠오르는(越) 모양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주산지인 충남 논산에서는 월하시를 두리감 또는 두레감이라고 부른다.
고동시는 갑주백목의 동종이명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오래된 품종이고, 전국 떫은감 재배품종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고동시 중 고종시라는 이름의 감은 고종황제에게 진상하였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고종시는 산지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경북 예천과 영주 및 경남 서부, 전북 완주 및 진안, 강원 강릉 및 고성 등인데 각기 품종이 다르다. 경북 예천이 고종시의 원산지라는 주장도 있으나 확인할 길 없다. 이에 따라 고종시(高種誇)는 오랜 재래종 감 또는 종(鐘)모양의 형태를 가진 감에 부여된 이름으로 추정될 뿐이다.

크기에 따라 분류하면 대시, 대반시, 소반시, 도토리감, 구슬감 등으로 나뉜다. 도토리감과 구슬감은 경제성이 낮은 감들이다. 먹시, 흑시, 청감 등은 과피색으로 구분한 것이다. 육질에 따라서는 수시, 찰감, 떡감, 밀수감 등이 있다.
감의 원산지별로는 사곡시(舍谷誇 경북 의성군 사곡면), 반시(盤枾 경북 경산시 고산면과 청도군), 수시(水枾, 경북 고령군), 흑시 또는 먹시(전북 남원시와 임실군), 월하시(논산, 사진), 단성시(丹城誇 경남 산청군 단성면), 경북 안동시 머물동의 머물감, 상주 둥시 등이 유명하다.
심시는 경남 고성, 사천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재래감으로 10월 하순에 침시(沈枾, 떫은감을 된장이나 알칼리성 액체에 담가 우려먹음)를 만들어 이듬해 봄까지 먹었다고 하며, 심시라는 명칭도 침시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먹시는 감의 겉면에 먹을 묻힌 것 같이 검은 반점이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수시는 물이 많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자라온 과수라 이름에도 우리의 정서가 잘 표현돼 있다. 
조홍시(早紅枾)는 음력 8월에 일찍 성숙하여 붉어진 감이다. 월예감이란 이름은 음력 8월에 우린 감으로 이용하였다 해서 붙여졌다. 감을 우리는 것을 침시라고 하며, 떫은 맛을 없앤다는 뜻이다. 조홍시, 월예감 같은 이름은 성숙 시기에 따라 감에 이름을 붙인 경우이다.
감은 가공식품으로서 곶감이나 준시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것이다. 준시는 물이 많아 꼬챙이에 꿰지 않고 납작하게 눌러 말린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경북 예천군 하리면의 은풍준시, 경기도 용인의 장준시, 경기도 파주·인천·강화의 장준시가 있다.

감의 떫은맛을 내는 것은 열매에 있는 타닌 성분 때문이다. 타닌이 균체에 유입되면 단백질 응고현상이 일어나 병원체를 고사시키고, 떫고 쓴 불쾌한 맛으로 곤충의 섭식을 막는다. 감이 지닌 타닌은 디오스프린이라는 물질로 수용성을 띠어 침이 닿는 순간 떫은맛은 입안으로 일시에 퍼진다. 
성재희 대표는 “감에 함유된 타닌은 나무가 병균,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부산물”이라며 “과도한 타닌 섭취는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타닌이 풍부하다 알려진 도토리와 궁합이 안맞는다는 이야기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감의 떫은맛을 없애는 것을 탈삽이라 한다. 탈삽에는 자연적 방법과 온수나 알코올로 처리하는 인위적 방법이 있다. 탈삽이 되면 단맛이 드러나는데 이는 타닌이 제거되거나 당분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이화학적 반응으로 타닌이 불용성으로 전환돼 떫은맛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을 이용하는 경우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타닌과 결합해 불용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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