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기부전치료용주사제를 음경혈류측정 목적으로 음경에 직접 주사를 맞았다가 3시간 이상 발기지속증이 나타나 응급실에 가서 피를 빼내는 등 사고가 생겼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 모씨(36)는 “비뇨기과를 찾아갔더니 발기부전과 관련, 혈류량 측정을 한다고 주사를 맞았는데 3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질 않아 병원에 문의했더니 응급실에 가라했다”며 “해면체에 피가 장시간 고여 괴사할 수 있다는 설명에 수긍했더니 의료진이 주사기로 음경에서 피를 빼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 알았다면 검사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고 그냥 버텼다면 조직이 괴사됐을 뻔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다수 비뇨기과에서 사용되는 발기부전치료용 주사제는 음경해면체에 직접 주사를 해 전신 부작용이 적지만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번거로운 데다 장기간 반복 주사하면 음경표피가 단단해지는 등 음경해면체가 손상 또는 섬유화되는 부작용이 있다. 약값도 고가여서 먹는 발기부전약이 나오자 한 동안 환자들이 외면하고 의사들이 처방을 기피했다.
그러다 기존 치료가 듣지 않는 환자가 나오고 비뇨기과 경기가 침체되면서 다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 약은 1990년대 중반에 등장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프로스타글란딘E1(PGE1, 알프로스타딜, 일명 알프로), 파파베린, 펜토라민 등을 혼합 조제해 일명 3중처방(트리믹스)을 시작했다. 각각의 약물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한 혼합처방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처방이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보다 심장병환자 등에게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심한 발기부전증에도 약효가 있다는 유용성이 드러나면서 발기부전치료용 주사제가 선호되고 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발기부전치료용 주사제는 심장병 환자들에게도 처방할 수 있고, 심인성 등 모든 중증도 발기부전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경구용 약물은 가벼운 안면홍조에 일시적 적록색맹까지 유발하고 심장에 무리를 주기도 해 심장질환자나 비행기 조종사 등에게는 처방이 금지돼 왔다.
문제는 발기부전치료용 주사제가 가격도 과거보다 저렴해지고 부작용도 많이 줄었지만 사정에 상관없이 장시간 그대로 발기가 지속되거나 출혈로 음경이 상처를 입거나, 장기간 한 부분에만 주사할 경우에는 미세 손상된 부위에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경기도 부천시 소재 ‘G비뇨기과의원’ 원장 최모 씨 등 4명을 약사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던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최모 씨와 사무장 서모 씨는 정식 허가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 여러개를 섞어 2~3일치 분량으로 미리 제조한 후 1회용 주사기에 담아 판매했다. 필요 시 환자 자신이 주사할 수 있도록 불법 제조한 주사제를 약 1억원 상당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품도매상 직원 2명은 해당 의원에 주사제 제조에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적발됐다.
2011년에도 발기부전치료주사제를 임의로 조제해 병원 외 장소에서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서울 성동구 소재 비뇨기과병원 상담실장 윤모 씨가 약사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윤 모씨는 서울 성동구에 일종의 사무장병원인 비뇨기과를 직접 차려놓고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면서 2010년 9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구입한 전문의약품 주사제 3종을 의사 처방없이 불법으로 섞어 남성 성기에 직접 주사하는 발기부전치료 주사제로 임의조제해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그는 총 6100개를 개당 1만원에 노인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런 휴대용 자가주사 형태의 의약품을 구입해 부적절한 상태에서 장기간 보관해 사용하면 미생물 오염, 이물질 혼입, 제품 변질, 주사바늘 부식 등으로 더욱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어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