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거리에 생겨나던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어느새 한 블록 건너 하나씩 들어설 정도로 늘어난 지금 커피는 이제 더 이상 기호 식품이 아닌 생필품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는 17세기 유럽 의학자, 화학자, 약초 학자들 사이에서 몸에 이로운 약으로 여겨졌을 정도로 제대로만 섭취한다면 그 효용이 다양하다.
잘 알려진 대로 하루에 2~3잔의 커피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춰주고, 심장병을 예방하며 입냄새도 제거해 준다. 또한 간 건강에도 도움을 줘 간암 발생률도 낮춰준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해소 및 당뇨 예방, 다이어트 등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효능을 보이는 커피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처럼 하루 섭취량이 많을 경우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게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질환으로 골양이 감소하고 골조직에 변화가 생겨 뼈가 약화된다. 실제 골다공증 환자의 뼈 단면을 살펴보면 성긴 스펀지 모양을 하고 있다. 흔히 폐경 이후 골 손실을 막는 중요한 작용을 하는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중년 여성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병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잦은 음주와 흡연 등으로 인해 남성 환자의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골다공증이 커피를 과하게 섭취하는 생활습관 때문에도 발병할 수 있다.
조재영 해운대 부민병원 척추센터장은 “커피에는 카페인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이 뼈를 만드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뼈 속의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하도록 만든다”며 “커피는 하루에 1~2잔 정도가 적당하고 커피의 섭취량을 줄이기 힘든 사람은 디카페인(Decaffeinated Coffee) 커피를 마시거나 에스프레소 샷의 양을 줄여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간의 뼈는 세대교체를 한다. 노후된 뼈세포가 빠져나간 자리를 새로운 뼈가 자라 채운다. 대체로 2년 정도면 완전히 새로운 뼈가 형성된다. 여기에 관여하는 조직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해 없애는 파골세포인데 이 두 세포가 균형을 이뤄야 뼈가 제 모양을 유지한다. 그런데 이런 균형이 무너지고 파골세포가 비대하게 증가하여 발병하는 것이 골다공증이다. 나이가 들면 조골세포가 줄어드는 대신 파골세포는 1.5~2배 늘어난다. 젊은 층보다 중장년 층에서 골다공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뼈를 만드는 속도보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빠르니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칼슘섭취를 방해하고 오히려 신체 밖으로 배출하도록 만드는 커피를 마신다면, 무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골다공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뼈 약화가 곧 골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엉덩이관절, 척추, 손목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이 중 엉덩이관절 골절은 가장 치명적이어서 50세 이상 여성 100명 중 3명(3%)이 엉덩이관절 골절로 사망한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8%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골절로 인해 자신감의 상실, 우울증, 의욕과 흥미상실, 직장, 가정에서의 책임감 포기 등 정신적, 사회적 장애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척추가 주저앉아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압박골의 주원인도 골다공증이다. 척추골절이 일어나면 허리뼈가 굽어 배가 눌리고 허리와 등에 심한 통증이 오며, 식욕과 호흡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방치하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면서 만성요통이 온다. 치료에는 다친 척추뼈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3시간 후면 활동이 가능하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을 권장량에 맞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 전 여성의 1일 칼슘 필요량은 800~1000mg. 폐경 전후로는 1000~1500mg이다. 하루 15분~30분의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 D합성도 잊지 않고 챙겨야 한다. 체중이 실리는 조깅, 등산,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등이 좋다. 특히 45세 이상 사람에게는 빠른 속도의 걷기가 가장 좋다. 땀이 나고 숨이 가쁠 정도로 하루 15~30분씩 매일 하는 게 도움된다. 이때는 평소 본인의 관절 및 척추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재영 센터장은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40대부터 진단을 받고 폐경이 가까워진 여성과 폐경이후의 여성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60세 이상이 되면 매년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골다공증 판정을 받았다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골다공증의 약물치료의 경우 무분별한 민간요법이나 과다약물복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담당 주치의를 정한 후 지속적인 골밀도의 측정과 뼈 상태를 확인한 후 호르몬제제 약물을 선택복용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