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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치료 도움된다는 ‘알로에’, 오히려 독? … 장기요법보다 단기요법 추천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10-19 10:23:28
  • 수정 2020-09-13 20: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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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선 ‘알로에 베라’ 가장 많이 사용 … 속이 찬 사람은 과다섭취 피해야
알로에는 인류가 키운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로  피부 및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강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예부터 조상들은 ‘몸에 좋은 음식이 몸에 쓰다’는 뜻의 ‘양약고구’(良藥苦口) 란 사자성어를 즐겨 썼다. 아라비어로 ‘맛이 쓰다’는 의미의 알로에는 이 사자성어를 대표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서양에서는 알로에를 민간요법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해왔다. 소화가 안 되면 알로에 즙을 내서 먹었고, 상처가 나거나 얼굴에 여드름·뾰루지가 올라오면 알로에 잎을 잘라 발랐다.

알로에는 피부 및 장 건강에 좋은 천연식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역력 증강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한국 학계에서는 알로에가 면역력 강화와 면역기능 조절에 탁월하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연구, 발표했다. 알로에가 노화로 인한 감염성 질환은 물론 대사성 증후군 등 만성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알로에를 장기간 섭취하면 대장 색깔이 검게 변하는 ‘대장흑색증’이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알로에가 오히려 장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에 소비자들은 혼란해 하고 있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치료에 알로에 등 자극성하제를 사용하려면 장기요법보다는 단기요법으로 권한다”며 “의학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수분·전해질 손실, 대장흑색증, 2차성 고알도스테론혈증, 지방변, 단백소실성 장증(혈청 단백질이 소화기 내로 유출됨으로써 저단백혈증과 설사 등이 유발되는 소화기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장기적으로 대장기능을 저하시켜 변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알로에는 식물학상 백합과(科)의 알로에속(屬)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다육식물로 원산지는 중동 및 아프리카다. 척박한 기후에서도 키우기 쉬워 재배 역사가 가장 긴 식물 중 하나다. 고대 이집트 왕조나 마케도니아 알렉산더대왕은 병사의 질명을 막기 위해 알로에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도 알로에를 임상치료제로 이용했다. 일반인에게 효능이 알려진 것은 12세기 독일 ‘약전(藥典)’에 알로에에 대한 설명이 수록되면서부터다.

알로에는 열대성 식물로 기후 여건 상 한반도에서는 5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노지에서 재배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일정한 보온시설에서 재배해야 한다. 30도이상의 고온에서 잘 자라며 최소한 20도 이상의 기온은 유지해야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경우 얼어 죽는다. 배수가 불량하거나 토양수분이 과다하면 뿌리가 썩어 버리게 되므로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에서 키우는 게 좋다. 상품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알맞은 토양 선택과 겨울동안 동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알로에속 식물은 500여종이 넘지만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6~7종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알로에 베라(Aloe vera), 알로에 사포나리아(Aloe Saponaria, 알로에 아보레센스(Aloe arborescence) 등이 건강기능식품으로서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상품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알로에 품종은 알로에 베라다. 겔 형태로 주로 사용된다.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서양에서는 1세기부터 면역력 증진 및 미용의 목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력이 강해 모든 자연 조건에서 자생이 가능하다. 

알로에 베라는 선인장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진녹색 껍질과 투명하면서 즙이 많은 수질로 구성된 길고 뾰쪽하면서 부드러운 잎을 갖고 있다. 잎의 수질에서 나오는 물질들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잎에는 화학적 구성과 성질이 다른 겔(gel)과 라텍스(latex)라는 2가지 성분이 포함돼 있다.

알로에 베라 겔은 알로에 잎 내부의 실질조직에서 나오는 묽고 투명한 점액질이다. 겔은 글루코만난(glucomannans), 펙틴산(pectic acid) 등 다당체와 기타 유기·무기 화합물들을 함유하고 있다. 

‘알로에 주스’로도 불리는 라텍스는 잎 표층 바로 밑의 세관(pericyclic tubules)에서 분비되는 쓴 맛을 지닌 노란 삼출액이다. 흔히 변비치료제로 사용되며 말려서 ‘알로에 과립’으로 만든다. 이는 공기에 노출되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알로에 상품 제조업자나 판매자들이 겔과 주스(라텍스)를 명확히 구분해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혼동하기 쉽다. 

두 성분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서로 일부 섞일 수 있다. 라텍스가 혼합되어 있는 겔 제품을 복용할 경우 라텍스 성분 중 하제 작용이 있는 안트라퀴논 글리코사이드(anthraquinone glycosides) 계열의 알로인(aloin) A·B가 설사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알로에 사포나리아는 다른 품종과 달리 독성이 전혀 없다. 맛도 좋아 잎을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맛있는 알로에’로 어린아이들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잎 부분에 하얀 반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알로에 아보레센스는 잎 크기가 작고 얇다. 껍질 부분은 쓴맛이 강해 생약으로 섭취할 경우 요구르트나 과일과 섞어 먹는 게 좋다.

알로에를 생리 중인 여성이 먹으면 과다출혈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임신부와 수유부도 삼가는 게 좋다. 혈우병 환자는 사용을 금하며, 알로에를 내복 또는 외용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김달래 한의원 한의사(전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는 “몸이 차거나 설사를 자주하는 어르신이나 임산부는 알로에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며 “각종 임상연구를 통해 알로에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복통 및 골반 내 충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신장염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알로에 생초는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알로에 생초는 적어도 3년 이상 자라고,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한다. 어린 것이나 속성 재배해 새파랗고 물러 보이는 것은 약효가 거의 없거나 현저하게 떨어진다. 알로에 아보레센스는 아래쪽 잎, 알로에 베라는 바깥쪽 잎이 먼저 자라고 숙도도 높다. 알로에 표면에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고 잎이 잘린 것을 구입했을 때는 가급적 6시간 내에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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