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계피부외과학회를 계기로 한국의 우수한 피부과학 및 안티에이징 기술력은 물론 학술적 성과까지 인정받게 됐습니다”. 서구일 세계피부외과학회2015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성공리에 끝난 학회를 마감하며 “전세계 31개국 1080여명의 의사가 참석해 양적 측면에 역대 대회 중 최대 규모였다”며 “무엇보다도 한국 의사들의 ‘숨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6차 ‘세계피부외과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Dermatologic Surgery, ISDS)는 피부외과 분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대회다. 피부외과란 피부에 생긴 난치성 모반이나 흉터, 종양, 색소질환 등을 레이저, 피부볼륨충전재, 외과적 방법 등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전통적 약물치료에 치중하는 피부내과와 상반된 개념이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이번 학회는 세계피부외과학회(회장 안토니 베네데토)와 대한미용피부외과학회(회장 김일환 고려대의대 피부과 교수)가 ‘피부암과 안티에이징’을 주제로 공동 주최했다.
이번 학회는 피부외과 분야의 ‘메디컬 코리아’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학회 강연자 170여명 중 무려 90여명이 한국 의사였다. 김일환 회장이 동양인의 피부암 수술법의 특징, 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가 악성흑색종의 항암치료법,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광노화 원인, 이승철 동국대 의대 성형외과 교수가 동·서양 미인형의 차이점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구일 총장은 보톡스·필러 라이브워크숍을 모델로피부과에서 진행하는 등 실용적이고 알찬 강의를 진행했다.
베네데토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의학기술을 접하고 아시아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2년마다 아시아 지역에서 연차 학술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구일 사무총장은 201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세계피부외과학회에서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해 연설하면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사실 유럽이나 미국의 피부과 의사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피부과학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2011년 국내서 열린 세계피부과학회 이후 유럽과 미국의 의사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이나 동남아 의사들뿐만 아니라 서구 의사들도 발달된 한국 피부외과학에 많은 관심을 보여 메디컬 한류의 파워를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