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저하되는 노년성 백내장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노년성 백내장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환자는 2009년 77만5004명에서 2014년 90만5975명으로 매년 3.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3556억원에서 3899억원으로 연평균 1.9% 늘었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50~70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80대 이상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진료인원은 70대 여성 1만4108명, 70대 남성 1만1890명, 80대 남성 1만1694명, 80대 여성 9185명 순으로 많았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산동검사를 통해 동공을 확대한 뒤 세극등검사로 수정체 혼탁의 정도와 위치를 파악해 진단한다.
박종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노년백내장은 대개 50세 이후에 발병하며 40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초로백내장이나 40세 미만에서 나타나는 연소백내장과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 과정에서 수정체 섬유단백의 분자량이 증가하고 구성 성분이 변하면서 서서히 투명성을 잃어가는 게 원인으로 생각된다.
수정체 중 어느 부위가 혼탁해지냐에 따라 피질백내장, 핵백내장, 낭밑백내장으로 구분된다.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수정체 혼탁의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다. 주된 증상은 시력혼탁과 시력감퇴이며, 주변부 혼탁으로 백내장이 시작되는 경우 초기 시력장애는 경미한 수준에 그친다.
동공 부위나 후극부에 병변이 생기면 질환 초기부터 밝은 곳에서 시력이 크게 감퇴하는 주간맹이 나타날 수 있다. 단안으로 볼 때 상이 겹쳐 보이는 한눈복시, 돋보기안경을 쓰던 사람이 돋보기 없이 근거리를 잘 보게 되는 수정체근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 자체로 인한 합병증은 흔하지 않지만 간혹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하게 많이 진행된 백내장은 안구에 염증을 초래하거나 실명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수술과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치료한다. 백내장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과거엔 시력이 일정 수준 저하될 때에만 백내장수술을 시행했다. 현재는 수술기술의 발달과 인공수정체의 개발로 일상생활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생기면 바로 수술 가능하다. 박 교수는 “노년성 백내장은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며 “다만 자외선과 안구내 염증 등이 백내장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