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영남과 충청지역 초등·중학생의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피부염은 제주와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기록했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김우경 인제대 서울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건국대·단국대 등 총 7개 기관과 공동으로 한국 어린이의 지역별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국의 45개 초등학교, 초등학생 4003명(6~7세)과 40개 중학교 중학생 4112명(12~13세)을 선정해 서울, 경인(경기·인천), 강원, 충청(대전·충남·충북), 호남(광주·전남·전북), 영남(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 제주 등 7개 권역으로 나눈 뒤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을 분석했다.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은 영남지역이 42.1%로 최고치, 제주지역이 30.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학생에서는 충청지역이 33.7%로 가장 높고, 호남지역이 24.5%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감작(외부 환경이나 집안 환경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 항원)이 동반된 비염 유병률의 경우 초등학생은 제주지역이 26%, 중학생은 충청지역이 31.6%로 가장 높았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로는 모든 지역에서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긴털가루진드기는 강원지역, 오리나무 꽃가루는 영남지역, 일본 삼나무 꽃가루는 제주지역에서 많았다. 고양이 항원의 경우 초등학생은 서울지역, 중학생은 영남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긴털가루진드기는 저장된 곡물에서 많이 발견되며, 오리나무는 전국적으로 깊은 산 습지나 물 많은 곳에 서식한다. 일본 삼나무는 제주도에 많이 심어져 있다.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초등학생의 경우 제주지역이 37.7%로 가장 높았고, 호남지역이 34.1%로 가장 낮았다. 중학생은 서울지역이 26.5%로 최고치, 영남지역이 22.1%로 최저치를 보였다.
김우경 교수는 “지역별로 꽃가루 분포와 노출되는 양이 유병률 차이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며 “알레르기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여되기 때문에 지역마다 알레르기질환의 유병률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강모 교수는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는 알레르기질환 관련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하는 데 이번 연구결과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학술지인 ‘알레르기천식·호흡기질환(Allergy Asthma & Respiratory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