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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혀 내밀고, 손가락 빨면 부정교합 유발 … 7~12세가 치료 적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10-14 10:41:53
  • 수정 2020-09-13 2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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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기 어린이 75% 해당, 외모·발음·성격에 악영향 … 철사고정이나 인비절라인 이용
김경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정과 교수는 “아래턱이 위턱보다 전방으로 튀어나온 경우엔 7~8세, 위턱이 더 클 땐 9~11세에 교정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자녀와 함께 치과를 찾는 학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치아교정을 언제 해야 하느냐’다. 현대사회에서 ‘호감형 인상’은 취업 면접이나 대인관계에서 성공을 위해 필요하고 가지런한 치열은 좋은 인상을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자녀가 어릴 때부터 치과를 오가며 치아관리에 신경 쓰는 부모들이 많다. 치아교정은 심미상의 이유로도 중요하지만 구강건강이나 얼굴의 균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좋은 인상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는 고른 치아와 얼굴의 균형이다. 하지만 성장기 어린이 약 75%는 부정교합을 갖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소아 교정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부정교합은 치아배열이 가지런하지 않거나, 위아래 맞물림이 정상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김경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정과 교수는 “부정교합은 크게 위턱과 아래턱의 불균형에 의한 골격성 부정교합과 치아배열을 위한 공간이나 치아수 부족 등에 의한 치성 부정교합으로 나뉜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미적인 문제는 물론 발음이나 성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아가 맞물리는 부분에 충치가 생기거나 치아의 배열이 더욱 어긋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교합은 증상 정도에 따라 1~3급으로 구분된다. 1급은 위아래 턱과 어금니는 정상이지만 나머지 치아가 문제 있는 상태(덧니), 2급은 위턱이나 위 어금니가 더 앞으로 나온 상태(무턱), 3급은 반대로 아래턱이나 아래 어금니가 튀어나온 상태(주걱턱)를 의미한다.
이 중 2급과 3급 부정교합은 성장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턱의 성장을 고려해 조화를 맞출 수 있어 유리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는 7~12세로 환자 상태에 따라 조금씩 차이난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전방으로 튀어나온 경우엔 7~8세, 위턱이 더 클 땐 9~11세에 교정치료를 받는 게 좋다.

특히 아래턱이 나왔거나, 앞니가 거꾸로 물리거나, 윗니나 위턱이 튀어나왔거나, 아래턱이 너무 작거나, 비대칭 등 턱뼈 성장이 불균형한 경우 되도록 빨리 치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다. 김 교수는 “아이들마다 성장단계나 부정교합 양상에 따라 교정치료 시기가 다소 차이난다”며 “개인의 성장단계 판단은 손과 목뼈 X-레이, 키 성장량, 초경 여부 등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부정교합은 ‘철길 장치’로 불리는 브라켓과 철사를 치아에 부착해 이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브라켓은 금속으로 된 것이 일반적인데, 치료 기간 동안 눈에 잘 띄는 게 단점이다. 
이럴 땐 투명교정 장치인 ‘인비절라인’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인비절라인은 교정장치 없이 마우스피스처럼 투명한 플라스틱틀을 치아에 자유롭게 탈착하는 치료법이다.  눈에 띄지 않게 영구치의 올바른 맹출을 유도하고, 장치 착용 시간을 체크할 수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특수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정밀한 치아 이동이 가능하고 기존 교정장치보다 이물감이나 통증이 적다. 또 장치 적응기간이 짧고 간편하게 탈부착이 가능해 위생적이다.
교정장치가 겉으로 보이는 게 싫다면 설측면(혀와 접하는 면)에 장치를 부착하는 설측교정도 가능하다.

교정장치를 부착하면 대게 4주에 한 번씩 치과를 방문해 치아의 이동 경과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위해 장치를 조절해야 한다. 치료 기간은  1~3년 소요되는 게 보통이다. 치아에 힘을 가해 이동하는 것만으로는 치료가 곤란한 골격성 부정교합이라면, 턱뼈의 형태를 바꿔주는 악교정수술과 치열 교정치료를 함께해야 한다. 

영구치가 선천적으로 나지 않는 무치증인 경우 임플란트수술이 필요하다. 한국인은 영구치 중 일부가 선천적으로 나지 않은 비율이 의외로 높다. 2008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한국인의 영구치 결손율은 11%에 달한다. 나지 않은 치아가 사랑니라면 발치 부담을 줄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랑니가 아닌 나머지 치아는 결손될 경우 부정교합은 물론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소화기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교정치료 중에는 구강청결이 특히 중요하다. 치아에 부착된 고정식 교정장치에 음식물찌꺼기가 남아 장치 주변에 치태(플라크)가 생기기 쉽다. 이런 경우 치아에는 우식증, 잇몸에는 염증을 일으켜 구취(입냄새)를 유발한다. 치태를 제거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칫솔질이다.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조심스럽게 이를 닦고, 치실이나 치간칫솔 등 구강위생 보조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유수유도 아이의 부정교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카렌 글래이저 페레즈(Karen Glazer Peres) 호주 애들레이드대 교수는 1303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5년간 모유수유 기간과 부정교합 발생률간 연관성을 추적조사했다.
이 연구에서 생후 3~6개월간 모유수유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수직피개교합(윗 치아가 아래 치아를 덮는 부정교합) 위험이 33% 낮았다. 6개월 이상 모유수유한 아이는 44%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손가락빨기 등 나쁜 습관은 부정교합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손가락빨기를 오랫동안 지속하면 위 앞니가 바깥쪽으로 튀어나온다. 아랫입술을 자꾸 깨무는 습관이 있으면 위·아래 앞니 사이에 입술이 딱 끼면서 앞니간 틈이 커진다. 혀 내미는 습관을 가진 아이는 위·아래 앞니의 틈이 벌어져 꽉 씹어도 앞니 사이가 뜨는 증상이 나타난다.
비염으로 인해 입으로 숨을 쉬는 버릇이 있는 아이는 입을 지속적으로 벌리면서 얼굴 모양이 길어지고 부정교합 위험이 높아진다. 김 교수는 “부정교합을 유발하는 습관은 치아에 영향을 미치기 이전에 발견해 고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경미한 부정교합은 해결 가능하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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