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와 김옥화 우리아이들병원 영상의학과 박사팀은 유전성 뼈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모든 유전자를 한 번에 진단하는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 지난 9월호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조 교수팀이 개발한 표적엑솜염기서열검사법(targeted exome sequencing, TES)은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유전체에서 유전성 뼈질환과 관련된 255개 유전자만 선별한 뒤 돌연변이가 있는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분석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채혈로 유전성 뼈질환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골형성부전증, 다발성골단이형성증 등 유전성 뼈질환이 확진됐거나 의심되는 환자 185명을 등록했다. 그 다음 일반 임상검사로 어떤 질환인지 추론이 가능하고 추론된 질병인지 최종 확인하고자 하는 환자는 A군(96명), 일반 임상검사로는 유전성 뼈질환 유무나 종류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환자는 B그룹(64명), 이전 유전자검사로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는 C그룹(25명)에 배정됐다.
이어 세 그룹을 대상으로 새 검사법을 적용한 결과 A그룹은 71명(74%), B그룹은 13명(20.3%)에서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즉 유전자검사 전에는 병명조차 알 수 없었던 B그룹에서 13명의 환자가 질병의 원인을 찾은 셈이다. 그동안 임상 검사만으로 진단하기 어려웠던 성인 및 영유아 환자, 극(極)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효과적으로 규명하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또 C그룹은 100%(25명)에서 이전 유전자검사와 동일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돼 검사의 신뢰성이 입증됐다.
조태준 교수는 “새 검사법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사용해 기존 방법보다 훨씬 많은 유전자를 검사하면서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전문가조차 임상 소견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번거로운 유전자검사 없이 한 번에 모든 검사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