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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장내 미생물 아토피 유발 메커니즘 세계최초 규명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5-10-12 17:38:48
  • 수정 2015-10-15 18: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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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남 교수, 뷰티락산·프로피온산 등 감소하면서 장벽에 염증·균열 증가

김희남 고려대 의대 대학원 교수

장내에 있는 미생물과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직접적 연관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김희남 고려대 의대 대학원 교수팀(분자생물유전학)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로부터 아토피가 유발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인의 장내 미생물에는 많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으며,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아토피피부염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팀은 특정 세균(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의 한 아종이 아토피 환자의 장내에서 부쩍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범위에서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경우 뷰티릭산과 프로피온산 등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이 감소되고, 장벽에 염증과 균열이 증가한다. 그 틈새를 통해 미생물 유래물질과 음식물 분자가 들어와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지고 피부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게 아토피피부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에는 구성세포보다 10배나 더 많은 수의 미생물들이 공생하고 있다. 최근 미생물이 인간의 생리현상에 관여해 건강과 질병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세계 학계의 관심이 미생물에 집중되고 있다. 알레르기질환, 고혈압, 당뇨병, 비만, 장염 등이 현대인에서 부쩍 늘어난 게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현대인의 위생적인 생활은 감염병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좋은 장내 미생물이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는 경로도 대폭 축소시켰다. 또 식습관 변화로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도 줄었다. 이로 인해 현대인의 장내 미생물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각종 질환에 취약해졌다.

김희남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특정 변화가 질환을 일으키는 구체적인 기전에 대한 이해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세계 선진국 영유아의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약 25 %에 이르는 상황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알레르기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알레르기및 임상면역학회지(JACI,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일명 제키)’ 10월 1일자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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