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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 제공하는 ‘푸드패디즘’ 성행해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10-02 06:06:28
  • 수정 2020-09-14 12: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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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기능식품으로 질환 치료한다는 홍보에 암·당뇨병 치료 거부 … 암 발생에 영양문제는 3분의 1 불과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고성장률을 보이며 1조5000억원대로 성장하고 있지만 블로그 등을 통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며 치료적기를 놓치게 하는 이른 바 ‘푸드패디즘’(food faddism)이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푸드 패디즘은 과학저술가 마틴 가드너의 책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변덕과 궤변(Fad & Fallacies in the Name of Science)’에 나오는 개념으로 ‘먹거리가 건강과 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 개념은 일본 군마대학의 다카하시 구니코 교수가 발전시킨 이론이다. 푸드패디즘의 전형은 먹거리의 효과를 과장시키는 것이다.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인체는 여러 가지 성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골고루 적절하게 먹으면 약이 되겠지만 어느 특정 식품이나 영양소를 다량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을 맹신하다보면 소위 ‘동종요법’을 선택하려는 경우가 생긴다. 정력이 약하다고 물개의 성기인 해구신이나 24시간 성행위를 한다고 알려진 뱀을 먹는다고 정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무릎이 아플 때 고양이를 먹는 것도 무릎질환을 슬서병(膝鼠病, 쥐가 무릎을 갉아먹는 소리가 난다는 데서 유래)과 연관지었던 사례다.

가장 큰 문제는 식이요법을 만병통치약으로 설명하면서 의료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블로거는 일본의 어느 학자 책에서 발췌한 것이라며 병원에서 사망한 암환자의 80%는 암 자체가 아니라 암치료제나 수술 등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암치료제는 독약이라고 정부가 시인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근거까지 들면서 병원 치료는 받지 않는게 오래 사는 비결이며 암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미국 암협회에 따르면 건강식단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은 모든 암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유전성 암의 5~10%, 흡연으로 인한 암의 25~30%, 감염에 의한 암의 15~20%, 발암물질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암의 10~15%는 식습관으로 예방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나고 있다.

이런 식품을 섭취할 때는 꼭 주치의와 상의해야 하는데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의사들이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지 말라고 할 것이라 생각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직 중앙대학교병원 당뇨병교실 책임간호사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식이요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식단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당뇨의 경우 고혈당의 문제보다 저혈당이 왔을 때 더 문제일 수 있어 정확한 약 복용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게 좋은데 가끔 어떤 맹신에 사로잡혀 고집을 부리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한 대학병원의 암 전문의는 “환자나 가족들의 심정을 알지만 먹어도 별 소용없는 것들이 많다”며 “입증되지 않은 식품이나 영양소를 맹신하게 되면 기존 치료를 소홀히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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